레드벨벳 노래에 ‘손가락 하트’···콜롬비아 대선에 등장한 ‘K문화’

최경윤 기자 2026. 6. 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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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대선에 출마한 집권 좌파 연합 ‘역사적 협약’의 이반 세페다 카스트로 후보가 한국에서 유행한 ‘손가락 하트’ 동작을 하고 있다. 세페다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에 K문화가 등장했다. SNS 인플루언서를 앞세운 우파 후보의 홍보 전략에 맞서 좌파 후보는 결집력이 강한 K팝·K드라마 팬덤을 선거 전략에 활용하고 나섰다.

콜롬비아 일간 엘 에스펙타도르는 8일(현지시간) 집권 좌파 연합 ‘역사적 협약’의 이반 세페다 카스트로 후보가 K문화를 활용한 선거 홍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페다 후보는 반짝이는 효과를 적용해 K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영상을 배포하고 있다. 그룹 레드벨벳의 노래 ‘행복’을 배경으로 한 영상에 응원봉과 ‘손가락 하트’ 이미지가 등장하는 숏폼 영상도 제작했다. 유세 현장에서는 직접 손가락 하트 동작을 선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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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SNS를 활용해 1차 투표에서 지지층을 결집한 강경 우파 성향의 아벨라르도 데라 에스프리에야 조국수호당 후보에 맞서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데라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홍보 영상과 월드컵, 인플루언서를 소재로 한 콘텐츠를 앞세워 청년층 공략에 나섰다. 두 후보는 오는 21일 대선 결선 투표에서 맞붙는다.

세페다 후보의 SNS 홍보 전략을 이끄는 영상 제작자 헤네시스 메사는 최근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K팝에 담긴 저항 정신이 콜롬비아 청년들이 겪는 사회·경제적 현실과 맞물리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이티즈의 ‘게릴라’는 우리가 직면한 억압과 장벽을 무너뜨리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고, BTS의 ‘뱁새’는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 강요하는 구조와 불평등한 저임금 현실을 비판한다”며 “K팝은 태생적으로 사회적 투쟁과 메시지 전달에 깊이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남미에서 K문화의 영향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BTS,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등 K팝 그룹은 이미 주류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K드라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스트리밍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이날 콜롬비아 넷플릭스 TV쇼 부문 순위에는 한국 드라마 <참교육>, <멋진 신세계>, <오늘도 매진했습니다> 등 3편이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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