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중도 바다로 갈 건가... 강성층 유튜브당 될 건가”

김형원 기자 2026. 6. 9.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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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서울시장 5선 오세훈 인터뷰
“4일 오전 7시16분 서울 운명 바뀌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6·3 지방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5선 고지에 오른 오 시장은 “민심은 국민의힘에 중도의 거친 바다로 나아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식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6·3 지방선거를 통해 ‘서울시장 5선’ 고지에 올랐다. ‘장동혁 지도부’ 지원을 거부하고 치른 선거전에서 가까스로 역전한 오 시장은 8일 본지 인터뷰에서 “국민이 국민의힘에 보낸 메시지는 명확했다”면서 “이제 중도의 거친 바다로 나아가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더 이상 강성 지지층 가려운 곳만 긁어주는 ‘유튜브 정당’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오 시장은 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모든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 유권자가 납득할 때까지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재선거’ 주장에 대해선 “선거법에는 당락이 바뀔 위법이 아니라면 재선거는 치를 수 없게 돼 있다”며 “예상되는 선거 소송에서 법원 판단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인터뷰 중간, 오 시장은 “(4일) 아침 7시 16분 득표율이 역전하는 순간, ‘아, 이제 서울이 살았구나’ 하는 안도가 밀려왔다”고 했다. 2010년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0.6%포인트 차로 이겼던 오 시장은 이번에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1.15%포인트 차 승부를 연출했다. 정치권에서는 4년 뒤 오 시장의 진로가 ’2030년 대선’에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방선거 결과를 평가하면.

“장동혁 대표가 지향하는 노선이 실패했다는 의미다. 지금 국민의힘은 중도의 거친 바다로 나아가느냐, 아니면 강성 지지층의 가려운 곳만 긁어주는 ‘유튜브 정당’으로 전락하느냐 기로에 섰다. 이제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금의 노선으로 내후년 총선을 치를 것인지 결단해야 할 시점이다.”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보수 텃밭’이라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8.8%포인트 격차로 간신히 이겼다. 현재의 위기를 냉정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2024년 12월 재경 대구·경북 향우회에 참석해서 ‘선거에 이겨서 정권을 가져오는 사람이 보수의 진짜 효자다’라고 했다. 좌중이 웅성거리더라. 국회에서 거칠게 싸우다가 정작 선거에서는 지는 정치인이 지금 보수에 필요한가. 선거에서 이겨야 비로소 유능한 정당이다. 중도 확장적인 실용 가치를 정당 노선으로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 당은 앞으로도 계속 미로 속에서 헤맬 수밖에 없다.”

-장동혁 대표 사퇴론이 커지는데.

“장 대표가 대표직에서 끝까지 버티든지 아니면 물러나든지 이제는 어떤 선택을 해도 박수받기 어렵게 됐다. 그렇다고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을 지향하는 정치적 노선을 이제 와서 돌이킬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장 대표가 향후 보수 정국의 변수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10일 새 원내대표를 뽑는다.

“선거 1주일 만에 뭐가 그리 급해서 원내대표부터 뽑으려 하나.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원인 분석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우선 선거를 차분하게 되돌아보고, 그 결과를 정당 노선에 정교하게 반영해야 한다. 그것이 당원에 대한 도리다. 우리 당 의원들이 파행적인 원내대표 선거 일정에 어째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그래픽=백형선

-무소속 한동훈 의원 복당에 대한 견해는.

“선거 이후 한 의원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며 ‘복당 문제는 서두르지 말라’고 했다. 정치 선배로서 진심 어린 당부이기도 했다. 그래야 한 의원에게도 길이 열리고 당도 쇄신할 수 있다. 한 의원 역시 ‘제 생각 역시 정확히 일치한다’면서 공감했다.”

-개표 초반 뒤지다가 선거 이튿날인 4일 오전 7시 16분 역전했다.

“그 순간 서울의 운명이 바뀌었다. 가슴 속에 온갖 소회가 휘몰아쳤다. 시장 교체로 그간 쌓아 올린 정책 인프라가 뿌리째 뽑혀 나갔다면, 서울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제 서울은 런던·도쿄·뉴욕에 버금가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도약에 돌입한다. 빠른 시일 내로 ‘글로벌 톱3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승리 요인은 뭐라고 보나.

“평론가들은 ‘한강벨트 몰표’라고 하지만, 2030세대를 비롯한 서울시민들이 과연 부동산 하나로만 투표했겠나. 위기상황에 경보음을 울리는 ‘여성 안심벨’ 배포, 아이들을 안심하고 데리고 갈 수 있는 ‘키즈오케이존’, 청년의 미래를 열어주는 ‘청년취업사관학교’와 같은 정책 성과들이 하나둘씩 쌓여서 표심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이것이 악조건 속에서도 오세훈이 승리한 원동력 아니겠나.”

-부동산 문제를 빼놓을 순 없다.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공약했다.

“선거를 겨냥해서 급조한 정치 공약이 아니다. 현재 서울시 정비 사업 진도대로 나아간다면 31만호 착공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담당 공무원들의 객관적인 ‘행정 보고’다. 중앙정부가 쓸데없이 간섭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만 둔다면 무난히 달성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2028년까지 착공에 들어가야 하는 85개 정비 구역, 총 8만5000가구를 밀착 관리하겠다.”

8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시장이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경식 기자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2030세대의 분노가 거세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얼마 전 대시민 담화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모든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 행정책임자로서 담화문 이상의 말은 보탤 수 없다.”

-재선거 주장도 나온다.

“서울시장 재선거가 다시 열리기를 원하는 정치인들도 일부 있을 것으로 본다. 정치공학적인 이해관계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공직선거법에는 선거 행정 절차상의 하자가 당락을 바꿀 만한 중대한 위법이 아니라면 전면적인 재선거는 치를 수 없도록 엄격하게 명시되어 있다.”

-2030년 대선에 도전하나.

“이번 선거 직후 형성된 지지세가 4년 뒤 대선 국면까지 유지될 것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제부터 저는 서울 시정이라는 본연의 업무로 돌아간다. 만약 제가 여의도 정치인들처럼 권력 투쟁에만 몰두했다면 깐깐한 서울시민들이 다섯 번이나 시정을 맡겼겠나. 정부, 민주당, 수사기관, 일부 언론들까지 가세해 ‘오세훈 죽이기’에 몰두했지만, 촘촘하게 쌓아올린 실물 행정의 성과로 막아낼 수 있었다. 앞으로의 일은 알 수 없다. 정교한 행정으로 서울시를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로 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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