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돈잔치' 후폭풍…노사관계 좌우할 '영업익 N% 성과급' 룰 [김대영의 노무스쿨]

김대영 2026. 6. 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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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성과급이 노사 간 단체교섭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의제인지 놓고 법적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 경영계는 '영업이익 N%'를 성과급으로 못 박을 경우 경영상 판단 영역인 투자·고용·연구개발 재원을 노사 교섭으로 나누는 결과가 된다고 맞선다.

성과급도 단체교섭 의제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려면 세 단계에 걸쳐 법적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흥미로운연구소 분석이다.

성과급이 단체교섭 의제인지에 관한 논쟁도 이와 유사한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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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교섭 대상 여부' 불씨 남아
교섭 여부, 세 단계 걸쳐 검토 필수
대법 '판단 공백'에 논쟁 지속 전망
'성과급 투명성' 주장 땐 설득력↑
"法 판단, 수십년 노사관계 좌우"
지난 4월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경영성과급이 노사 간 단체교섭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의제인지 놓고 법적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계는 기업이 벌어들인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 따지는 문제인 만큼 근로조건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경영계는 '영업이익 N%'를 성과급으로 못 박을 경우 경영상 판단 영역인 투자·고용·연구개발 재원을 노사 교섭으로 나누는 결과가 된다고 맞선다. 

'영업이익 N%'도 교섭 대상?…3단계 검토 '필요'

8일 노동실무 연구모임 흥미로운연구소에 따르면 '영업이익 N%'란 산식 자체가 단체교섭 대상인지, 사용자의 경영 판단에 속하는 영역인지가 법적 쟁점으로 남은 상황이다.

실제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앞서 영업이익 중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사는 12%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데 합의했다. 카카오 노사도 최근 교섭 과정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가운데 13~14%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도 단체교섭 의제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려면 세 단계에 걸쳐 법적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흥미로운연구소 분석이다. 먼저 임금·근로시간·안전보건·인사·징계 절차 같이 회사가 교섭을 거부할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 의무적 교섭 대상인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 순서다. 

이어 사업 양도·조직 개편·신규 투자처럼 회사가 응하면 단체교섭 자체는 가능하지만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되기 어려운 임의적 교섭 대상인지를 살펴야 한다. 그다음으로는 강행법규에 반하는 위법적 교섭 대상 여부를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영업이익 N%' 성과급이 이들 단계 중 어디에 포섭되는지에 따라 논의 방향이 바뀔 수 있어서다. 

대법 판단 공백에 논쟁 예상…노사 입장 차 '뚜렷'

대법원은 그간 성과급이 통상임금이나 평균임금에 포함되는지를 주로 판단해왔다. 이미 지급된 돈의 임금성 여부를 가름하는 사후적 판단에 집중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성과급 지급 전 단계인 '배분 기준'을 놓고 충돌하는 사전적 성격으로 논쟁 무대가 바뀔 전망이다. 대법원은 아직 이에 관한 판단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대법원이 앞서 삼성전자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일부를 부정한 판결을 내놓은 것도 사후적 판단에 속하는 영역이다. 대법원은 당시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이 경제적 부가가치(EVA)·시장 상황 등 근로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는 이유로 임금성을 부정했다. 이미 지급된 금품의 성격에 관한 판단이었을 뿐 성과급 배분 기준이 노사 간 교섭 대상인지에 관한 답은 아니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서로 다른 결론에 다다랐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경영계가 '임금성 법리'와 '교섭 대상 법리'를 의도적으로 섞어 유리한 해석을 내놨다고 본다. 임금성 여부와는 별개로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처우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장에서도 성과급·복지·고용안정·교육훈련 등 다양한 의제가 노사 교섭으로 다뤄져 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영업이익 배분은 일반적으로 임금도, 복지도 아닌 데다 기타 대우에 해당하는 사안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업 이익은 투자, 고용, 연구개발,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경영 자원일 뿐이라는 것. 이를 노조가 배분 대상으로 낙인 찍고 요구할 경우 주주 권리가 제약할 수 있다는 논리다.

양측은 해외 사례, 성과 공유의 의미를 놓고도 엇갈리고 있다. 한국노총은 독일 공동결정제도, 프랑스 법정 이익분배제도, 미국·유럽 기업들의 이익공유제 등을 들면서 교섭 자체를 막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해외 글로벌 기업에서도 이익의 일정 비율을 근로자에게 배분하기로 사전에 약정하는 제도를 두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영업이익 배분을 당연한 임금인 것처럼 요구하는 자체가 기존 법·판례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성과급도 생산성 향상·성과 창출을 유인하는 장치로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란 설명.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지난달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 '프레임 전환' 땐 교섭 현실화 가능성↑

법조문만으로 명쾌한 답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선 사회적 인식에 따라 법적 판단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법원은 사회적으로 정당하단 강력한 인식이 형성된 경우 법리 변화를 시도해왔다. 흥미로운연구소는 "통상임금 법리의 변화는 비정기 상여금이 임금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던 흐름과 무관하지 않고 직장 내 괴롭힘 입법 역시 개별 사건들이 사회적 주목을 받으면서 입법 압력이 축적된 결과"라며 "법리는 사회의 진단을 일정한 시차를 두고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성과급이 단체교섭 의제인지에 관한 논쟁도 이와 유사한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영계가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은 여기다. 고임금 대기업 노조가 단독으로 '영업이익 N%'를 밀어붙이면 일부 집단의 이기적인 분배 요구로 치부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 같은 요구가 중소 사업장, 비정규직, 플랫폼 종사자를 아우르는 '성과 공유' 의제로 확장되면 기업이 받는 압박의 강도는 차원이 달라질 수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을 당시 "삼성이 거둔 세계적 성과는 대기업 정규직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위험과 열악함을 온몸으로 버텨낸 하청·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 그리고 지역사회의 인프라가 결합한 '사회적 총노동'의 결실"이라며 "이번 타결의 성과는 반드시 하청 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지역사회 환원으로 이어져야 마땅하다"고 주문했다. 

노조가 '성과급을 더 달라'는 요구보다 산정 기준의 투명성·공정성을 강조하는 프레임으로 사회적 설득력을 얻는 경우도 경영계 입장에선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영업이익 N% 산식의 출발점이 된 SK하이닉스도 성과급 배분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른바 '최태원 상소문'이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 노사 교섭 과정에서도 '본질은 성과급 기준 투명성·공정성 확보'란 목소리가 적지 않게 터져 나왔다. 

경영계는 노조발 '영업이익 N%' 요구가 절차적 공정성 논쟁으로 옮겨붙어 사회적 지지 여론을 확보한 다음 단체교섭 법리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승현 노무법인 시선 대표공인노무사는 "그동안의 판례는 대부분 '돈의 성격'을 다룬 것이고 '교섭 의제로서의 성격'을 명확히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노사 양측이 기존 판례 법리를 자신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다 쓰는 형국"이라며 "지금은 법리의 형성기인 만큼 대법원이 언젠가 내릴 답이 향후 수십 년 노사 관행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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