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동혁, 재선거 주장하려면 오세훈부터 설득하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일부 시민들의 ‘참정권 침해’ 항의 시위를 계기로 지방선거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장 대표는 8일 “국정조사보다 특검이 우선이고, 특검보다 재선거가 먼저”라고 했다. 전날엔 “국민은 이재명, 민주당, 선관위가 이번 사태를 부른 공범이라 생각한다”며 재선거와 함께 사전투표 폐지도 요구했다.
대다수 지역에선 큰 문제 없이 선거가 치러졌음을 감안하면 ‘전국 재선거’ 주장은 시민의 문제 제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장 대표는 정부·여당이 어떤 의도와 방식으로 이번 사태를 일으켰다는 것인지, 근거는 뭔지 밝혀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부정선거 음모론’을 불 지피려는 선동에 불과하다. 장 대표가 구성한 당무감사위는 이날 서울시장 선거무효 소청을 제기키로 했다. 당선인 사퇴라는 빠른 재선거 해법 대신 소송을 택한 걸 보면 오세훈 당선인 측과 협의된 일은 아닐 것이다. 이러니 당내 선거 패배 책임론 견제 의도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다.
장 대표는 무책임한 선동을 접고 사태의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여당과 협력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4부 요인과 회동하고 선거관리 대개혁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장 대표가 사태를 조속히 매듭지으려는 진정성이 있다면 이 논의에 동참해야 한다.
잠실 개표소 봉쇄 현장에선 우려스러운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시위대가 경기장에 들어가려는 여자 핸드볼 주니어 대표팀의 소지품을 검사하는가 하면, 이 과정에서 어린 선수들의 ‘양말을 벗겨야 한다’는 극언까지 했다고 한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확산하려는 일체의 시도에 대해 현장 시민들이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그래야 ‘참정권 침해에 대한 정당한 항의’라는 공감도, 명분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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