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광주·전남 대학가 규탄 성명 잇따라

김석희 기자 2026. 6. 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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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착오 넘은 헌법 기본권 침해로 인식
총학생회 중심 연서명·총회 소집 잇따라
"쉬운 문제에만 반응한다" 비판적 시각도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전경. 전남대 미디어 포털 

지난 3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이를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닌 국민의 기본권인 참정권 침해로 규정하는 목소리가 전국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 대학들도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 있는 대응과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철저한 진상 규명·책임 있는 후속 조치" 요구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 호남대학교, 광주대학교, 국립목포대학교 등 광주·전남권 주요 대학 학생사회는 연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선관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전남대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7일 참정권 침해 문제와 관련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탄 결의안을 안건으로 학생총회 소집을 공고했다. 총학생회는 재학생들의 의견을 담은 연서명도 함께 전달할 계획이라고 SNS 등을 통해 밝혔다.

총학생회는 공고문에서 "이번 사안은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정상적으로 행사하지 못한 문제로, 헌법이 보장한 참정권과 공정한 선거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선거 관리 미흡을 넘어 민주주의의 근간인 참정권 보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학생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 지역 대학들의 공동 대응 움직임이 더욱 확산될지 주목된다.

오월 정신 훼손 비판하며 학생 대표 결집
앞서 지난 6일 전남대 광주캠퍼스 중앙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참정권 침해는 대학 선배들과 수많은 시민들이 지켜낸 오월의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과 다름없다"며 규탄한 바 있다.

총학생회 뿐만 아니라 단과대학 학생회에서도 이번 투표지 부족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지난 5일 전남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 등도 "참정권 침해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책임있는 설명을 내놓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조선대학교 총학생회도 SNS 등을 통해 "이번 사태를 단순한 운영상의 행정 착오로 치부할 수 없다"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발생 경위와 대응 과정을 철저히 규명하고 후속 조치를 즉각 시행하라"고 말했다.

대학가 규탄 움직임에 비판적 시각도 제기
소큐스 사회학과 학생연합자치단체는 성명을 통해 "음모론을 의식한 행정이 오히려 투표 현장의 혼선을 키우고 정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행정 실패와 부실한 선거 관리는 충분히 비판받아야 할 사안이지만, 그것이 곧 부정선거의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학가의 잇따른 규탄 움직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됐다.

공진성 교수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도덕적·경제적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얽힌 문제가 아닌 만큼, 사회적으로 큰 갈등을 유발하는 사안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정작 첨예한 사회적 현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던 대학가가 이견이 거의 없는 사안에만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은 결국 상대적으로 다루기 쉬운 문제에 반응한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여전히 대학생이라는 지위와 신분이 사회적으로 갖는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요구될 법한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