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이 주인을 잃었다”…‘투표용지 부족’ 선관위 규탄, 전북 대학가로 확산
사태 전모 투명한 공개·책임 규명 요구
국회서도 국정조사·특감 필요성 제기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전북 지역 대학생들이 이를 참정권 침해이자 민주주의 훼손으로 규정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와 정치권의 특별검사·국정조사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년 세대의 문제 제기는 선거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책임론으로 확산하고 있다.
8일 전북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도내 대학 학생사회는 최근 SNS 등을 통해 잇따라 시국 성명을 발표하고 사태 전모의 투명한 공개와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
전북대 중앙운영위원회는 ‘이세종 열사가 남긴 질문, 민주주의는 지켜지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선관위의 안일함에 참정권이 목소리를 낼 주인을 잃었다”며 “한 표의 가치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이를 보장하는 선거관리 체계 역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성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1980년 5월 비상계엄 철폐 등을 요구하며 전북대에서 농성하다 숨져 5·18민주화운동 첫 희생자로 인정된 이세종 열사를 언급하며 이번 사태를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닌 국가가 보장해야 할 시민 기본권의 문제로 규정했다.
도내 다른 대학 학생사회도 잇따라 목소리를 냈다. 원광대 총학생회는 “투표용지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이번 사태는 국민의 참정권을 짓밟은 행정 참사”라며 선관위의 공식 사과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국립군산대 중앙운영위원회는 ‘우리의 한 표, 부족해서는 안 된다’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발생 경위와 책임 소재의 투명한 공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국농수산대 학생회도 “지방선거는 지역의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이며 그 자리에서 한 표가 막혔다는 것은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다”라며 “행정의 준비 부족으로 헌법이 보장한 참정권이 침해됐다”고 비판했다.
각 대학 학생회는 이번 사태를 특정 정당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의 문제가 아닌 시민의 정치적 기본권 문제로 규정하며 선거 행정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요구했다.
선거관리 부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하고 책임 소재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국회에서도 여야가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개헌을 통한 선관위 제도 개선 가능성을 언급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정조사와 함께 재선거 검토 필요성을 주장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거 실무상의 오류를 넘어 국가 선거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전북 대학가에서 제기된 참정권 보장 요구 역시 책임 규명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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