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의 공이 향한 곳…두산 AI 포트폴리오 탄력 받나[Biz-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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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놀라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제조 역량이 있습니다. 이들이 결합하면 로보틱스가 됩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사흘째인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열린 두산 베어스 홈경기의 시구를 끝낸 뒤 남긴 말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 4월에는 황 CEO의 딸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가 경기 성남 분당구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 센터를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당시 양사는 두산로보틱스가 개발 중인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Agentic Robot OS)'와 엔비디아의 AI·로보틱스 플랫폼을 연계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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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베어스 구단주 박정원 회장 시타자로 활약

“한국에는 놀라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제조 역량이 있습니다. 이들이 결합하면 로보틱스가 됩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사흘째인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열린 두산 베어스 홈경기의 시구를 끝낸 뒤 남긴 말이다. 엔비디아 창립 연도인 1993년을 뜻하는 93번이 새겨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던 그는 관중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두산 베어스 구단주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 창립 연도인 1896년을 의미하는 96번을 등에 달고 시타자로 활약했다.
이날 두 사람의 시구·시타는 단순 이벤트를 넘어 로봇·자동화 분야에서 협력이 거론돼온 양 사의 밀착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두 사람이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얼싸안는 모습은 야구팬들은 물론 전 세계 AI 기업인들의 뇌리에 각인될 게 불 보듯 하다.

엔비디아가 두산에 공을 들이는 것은 피지컬 AI 생태계에서 두산이 확고한 경쟁 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최근 박 회장 주도의 체질 개선을 통해 소재부터 테스트까지 반도체 전후방 공정의 핵심 밸류체인을 구축했으며 로보틱스 사업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황 CEO와 박 회장의 비공개 면담에는 유승우 사업총괄(CBO) 사장, 김도원 전략총괄(CSO) 사장,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 등 두산그룹 핵심 임원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박 회장의 장남인 박상수 두산밥캣 글로벌비즈니스 전략팀장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두산그룹과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피지컬 AI 강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선언한 뒤 접점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 두산이 수십 년간 축적해온 건설기계·발전기기·로봇 사업 데이터를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플랫폼에 학습시켜 맞춤형 파운데이션모델(FM)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 4월에는 황 CEO의 딸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가 경기 성남 분당구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 센터를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당시 양사는 두산로보틱스가 개발 중인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Agentic Robot OS)’와 엔비디아의 AI·로보틱스 플랫폼을 연계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7년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 기반의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2028년 산업용 휴머노이드 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내놓았다.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는 로봇이 스스로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두산로보틱스가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협동로봇 사업을 넘어 로봇 실행 소프트웨어로 확장한 전략이 먹혀들면서 엔비디아의 러브콜을 받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시구 및 경기 관람 직후 황 CEO는 SK그룹과의 ‘제2 깐부 회동’을 가졌다. 7개월 전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났던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역점에서 이번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담당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정석근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마주했다. 이날 최 회장이 황 CEO와 러브샷을 한 뒤 “드디어 깐부가 됐다”고 기뻐하자 황 CEO는 “최고다(So Good)”라고 화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SK그룹만 별도로 초청한 이날 회동은 AI 메모리 공급망과 인프라 생태계에서 점차 확대되는 양 사의 협력 관계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하반기 차세대 AI 컴퓨팅 플랫폼 ‘베라 루빈’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며 여기에 SK하이닉스의 HBM4(6세대)와 저전력 D램(LPDDR) 등 다양한 메모리가 탑재된다. SK텔레콤 역시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구축 중인 ‘울산 AI데이터센터(AIDC)’와 오픈AI와 협력해 서남권에 조성하는 AIDC 두 곳에 모두 초고집적 랙 도입을 추진하는 만큼 베라 루빈 기반의 클러스터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황 CEO는 “이번에 이곳에 와서 계획을 논의하고 있고 아마 몇 가지 발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SK 서린빌딩에서 최 회장과 다시 만난 뒤 SK와 엔비디아 간 AI 협력 현황 등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한편 황 CEO는 이날 정의선 회장과 서울 종로구의 한 평양냉면 전문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으며 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를 방문해 구체적인 사업 현안을 논의한다. 같은 날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등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서울 여의도 LG 본사, 경기 분당 네이버 1784 사옥 방문이 예정돼 있다.
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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