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투표용지 부족은 대통령 책임” 공세…‘재선거 요구’는 거리두기

박현정 기자 2026. 6. 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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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주민투표’ 때와 닮은 ‘여소야대’ 시의회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 개표 과정에서 막판 역전승을 거둔 오세훈 서울시장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 책임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있다며 거듭 날을 세우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재선거 요구와는 거리를 두면서도 보수 진영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려는 행보로 읽힌다.

오 시장은 지난 5일 티브이(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선관위원장 사퇴를 넘어 거의 해체 후 재구성하는 정도의 환골탈태를 주문해야 한다”며 “특히 행안부(행정안전부) 장관, 대통령이 큰 책임감을 느껴야 된다”고 말했다. 전날 당선 확정 직후엔 “선관위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것처럼 돼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두 대통령 책임”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지난 6일엔 담화문을 내어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엄중한 참정권 침해이자 헌정 유린”이라며 정부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강하게 질타했다.

오 시장은 ‘사상 첫 5선’ 서울시장 임기가 시작되는 7월1일 이후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한 반대 의견도 표명할 계획이다. 정부는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과 공공 중심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오 시장은 집값 안정을 위한 과세 강화에 반대하며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중앙정부 정책을 견제하는 대표 역할을 자처하며 입지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눈을 안으로 돌려보면, 정작 시정 운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로 서울시의회는 민주당이 118석 중 80석(67.8%), 국민의힘이 38석을 확보해 시장 소속 정당과 시의회 다수당이 다른 ‘여소야대’ 구도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초기인 2022년 선거로는 112석 중 국민의힘이 76석(67.9%)을 차지해 36석에 그친 민주당을 누르고 12년 만에 시의회를 장악했다. 이런 까닭에 오 시장은 한강버스나 ‘감사의 정원’ 같은 역점 사업을 큰 제약 없이 추진할 수 있었다.

시 예산안 확정과 조례 제·개정 권한 등은 시의회에 있다. 따라서 오 시장으로서는 민주당이 확실한 우위를 점한 시의회와의 관계 설정도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그는 2010~2011년 민주당이 다수였던 서울시의회가 추진한 ‘무상급식 조례’에 반발해 주민투표를 강행했다가 시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2021년 재보궐선거로 시정에 복귀한 오 시장은 티비에스(TBS) 출연금을 대폭 삭감하는 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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