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투표용지 부족, 선관위 고위직 다 물러날 사안… 특검도 괜찮다”

김경필 기자 2026. 6. 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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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선거 관리 관련 대학생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민석 국무총리는 7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의 일정한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은 다 물러나야 할 사안”이라며 “수사, 국정조사, 특검까지 다 해도 괜찮다는 것이 정부의 현재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 대학 전·현직 총학생회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리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저도 황당하다. 들어본 적도 없고, 있을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이해도 잘 안 가고,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라며 “그에 대한 문제 제기와 분노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수사할 수 있으면 수사하라고 했고, ‘필요하다면 국회에서 논의해서 국정조사나 특검을 해야 할 일’이라고도 (국민에게) 말씀드린 바 있다”고 했다. 김 총리는 앞서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나 특검 등을 통해 확실한 규명과 제도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전현직 총학생회장들은 김 총리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작업에 관해 정부가 어떤 입장인지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일어난) 과정이 다 규명돼야 한다는 데 100% 동감한다”며 “정부도 현행 법률상 가능한 방법이 있으면 다 하고, 만약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사항이 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것까지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국회의 국정조사, 경우에 따라서는 특검까지도 다 해도 괜찮다는 것이 제 의견일 뿐 아니라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의 현재 입장으로 이해해도 좋다”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투표용지 부족 관련 대학생과의 간담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김 총리는 “선관위 책임 규명의 문제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도의적·정치적 내지 총괄적·관리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선관위의 일정한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은 다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직무에서 (법령) 위반이 있었거나 유기·해태가 있었거나, (문제 소지를) 알면서도 고의로 덮은 부분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측면이 있다”며 “국정조사나 특검이 돼서 이를 밝혀내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책임자를 밝혀서 각각 법적·행정적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했다.

김 총리는 다만 “경찰이 수사를 하면 정치적 입장에서 이 수사가 공정하냐, 투명하냐, 편파적이냐는 시비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공정성 시비를 없애는 차원에서 국정조사나 특검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전현직 총학생회장들은 김 총리에게 투표를 하지 못하는 등 구체적으로 참정권을 침해당한 국민을 구제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물었다. 김 총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일이라서 논의해보겠다”며 “같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 총리는 재선거에 대해서는 “현재는 (소청, 선거 소송 등) 재선거 요구 절차를 거쳐서 법원의 결정을 통해 하게 돼 있는 것”이라며 “실제로 재선거까지 해야 하는지는 토론을 더 해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다만 “투표용지 부족이 많은 곳이 서울이었는데, (문제가 된 투표용지들과 상관없이) 당선자가 결정돼 있는 상태”라며 “그럴 때 재선거를 하는 게 타당한지, 당선자들이 재선거를 받아들일지는 별도의 문제”라고 했다.

김 총리는 한편 “현행 헌법과 법률상으로는, 지금 우리가 파악하려고 하는 (투표용지 인쇄량 결정,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에 대한 조치 등) 사안들은 감사원 감사나 외부 감시로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선관위는 2023년 고위 간부들이 자녀와 친인척을 부정 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를 시도하자 협조를 거부하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냈고, 헌재는 ‘선관위는 행정부 소속이 아니므로 감사원의 직무 감찰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 관련 대학생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전현직총학생회연합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총리는 “선관위의 무소불위에 가까운 독립성이 오히려 국민에 의한 정당한 감시와 견제로부터 어긋나 있다”며 “선관위에 독립성을 보장해주려 했던 국민의 선의가 실현되지 못하는 역설을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는 헌법을 개정해야 하겠고, 당장은 정부의 수사, 국회의 국정조사, 특검 외에 (선관위 개편을 위한) 범국민적 논의체를 만들어보자”고 했다.

전현직 총학생회장들은 “21세기 대한민국에 제2의 민주화운동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만약 이 자리에서 논의됐던 것들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저희는 어쩔 수 없이 (제2의 민주화운동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정파적 왜곡 없이 들어 달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여러분의 문제 제기가 너무나 당연하다”며 “정부도 정파적인 입장을 가질 이유가 없다. 이것은 민주주의, 참정권의 문제이고 정부도, 저도, 대통령도 전적으로 동일한 출발선 위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혹여 이것을 정파적으로 활용하려 하는 경우가 있다면 여러분이 나서서 중심을 잡아 달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는 대학 총학생회 대표들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김 총리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전현직 총학생회 연합과 전국 총학생회 협의회 소속 경기대·경희대·동국대·부경대·숭실대·충북대·한양대 총학생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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