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론 커질라…국정조사 시동 건 여당 “선관위 해체까지도 논의해야”

심윤지·정환보 기자 2026. 6. 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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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운데)가 7일 국회에서 6·3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이 오는 8일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로 부정선거론이 힘을 얻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신속하게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는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을 위해 필요하다면 개헌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재선거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선관위의 일정 이상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은 다 물러나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드는 참담한 일이고 단순한 부실이나 행정 착오만으로 넘길 수 없는 일”이라며 “내일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고 국회의장께도 신속한 본회의 개최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국정조사 위원으로는 윤건영 의원 등 전반기 국회에서 선관위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9명을 임명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와는 별도로 원내 선거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필요하다면 특검과 개헌까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선거법, 선거관리위원회법 등 모든 관련 법률을 전면 재검토해 다시는 소쿠리 투표, 지퍼백 투표지 이송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 개선으로 확실히 연결 짓겠다”며 “특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 그것도 염두에 두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현직 총학생회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참정권 침해이자 민주주의의 기본에 대한 도전”이라며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수사할 수 있으면 수사를 하라고 했고, 필요하면 국회 논의를 거쳐 국정조사나 특검도 해야 한다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까지 포함한 정부의 현재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선관위가 투표와 선거 관리에 대한 권한을 독점적으로 갖고 있고, 감사원을 포함해 외부에서 통제하거나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큰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범국민적인 논의의 틀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그간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 기관이라는 이유로 감사원 직무감찰 등 외부 견제와 감독에서 비켜나 있었다. 헌법재판소 역시 지난 2월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이 진행한 선관위 채용 특혜 의혹 감사를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선관위 자체적인 자정 작용만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이번에 확인됐다”며 “감사원법 개정만으로는 위헌 논란을 피할 수 없는 만큼 필요하다면 개헌까지도 고민해야 하는 중차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선관위 해체론까지 등장하는 등 비판 발언이 연달아 나왔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투표용지를 유권자 수의 50%만 배분했다는 선관위 발표를 인용하며 “기절초풍할 노릇”이라고 했다. 그는 “독립성을 보장한다고 해서 멋대로 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며 “지금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전격 해체하고 역할을 원점 재검토하는 방안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요구하는 재선거에 대해서는 일단 선을 그었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며 “법원의 신속한 결정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사면초가 상황에 있다 보니 과격한 말을 쓰는 것 같다”며 “본질을 흐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들 전반이 아니라 장 대표 혼자 요구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도 재선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박선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투표용지로 문제가 된 지역은 중앙선관위가 책임지고 재선거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고, 최민희 의원도 “장동혁의 전면 재선거 주장은 비상식”이라면서도 “투표용지가 문제 된 지역만 재선거하자”고 주장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벌어진 시위에 대해서 한 원내대표는 “시위는 당연히 국민들의 의사표시”라며 “그 의견도 항시 깊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염태영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선거 사무를 물리력으로 가로막고 언론인을 폭행한 일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지난해의 서부지법 폭동 재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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