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미 협상단 도청한다"…美 국방부, 위험도 최고단계 상향
전용기·개인폰 사용 늘어 방첩 취약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미 첩보활동 위험도를 최고 단계로 높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전쟁을 함께 수행해 왔지만 종전에 대한 견해가 달라지면서 이스라엘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 협상단을 도·감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국방부가 최근 이스라엘의 대미 첩보활동 위험도를 '높음'에서 최고 단계인 '치명적'으로 상향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동맹국이지만 그간 서로를 대상으로 정보 활동을 벌여왔다. 2021년 이스라엘 군 정보요원들은 DIA 본부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다 적발됐다. 작년에는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인 신베트 요원이 비밀경호국 차량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다 발각됐다.
이처럼 양국 간 첩보·방첩 활동은 늘 있었지만, 미국은 최근 이스라엘의 행보가 통상적 정보수집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미국·이란 종전협상의 미국 측 협상단 감청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감청 대상은 스티브 윗코프 트럼프 대통령 특사,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 등이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목표가 달라지면서 이스라엘의 감청 시도가 증가했으리라고 분석했다. 이란 신정 정권 축출을 위해 전쟁 수행 지속을 원하는 네타냐후 총리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조속한 종전 협정 체결을 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맛대로 시시각각 변하는 미국 행정부의 특성을 고려해 첩보 활동을 늘렸다는 추측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고위 관료들이 타국 정보활동에 취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관리들이 개인 전용기를 타거나 공적 업무를 개인 휴대폰으로 처리하는 등 감청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고위 관리는 NYT에 "2기 행정부가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의 정보 수집 활동은 통제 불능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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