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에 50% 미국산 부품 요건 추진…캐나다 카니 총리 확인
멕시코산 차량 겨냥한 원산지 강화…기아 수출 부담 커지나
캐나다, 부문별 관세 해소 병행 요구…3국 협상 변수 확대

[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이 북미 무역 구역 내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대해 미국산 부품 비중을 최소 50%로 의무화하는 새로운 원산지 규정 도입을 추진한다.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고강도 관세 장벽이 예고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북미 공급망 생태계와 수출 전략에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오타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이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개정 협상의 일환으로 미국산 부품 요건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캐나다산 차량은 이미 평균적으로 해당 기준을 만족하고 있으나 멕시코산 차량은 요건에 미달해 미국 측 요구가 멕시코 자동차 산업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카니 총리의 설명이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의 경우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목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부문별 관세 등 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다"며 "우리는 그곳에 새로운 파트너십의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USMCA 규정은 완성차 부품의 75% 이상을 북미 지역에서 조달하도록 요구할 뿐 특정 국가의 부품 비중을 강제하는 조항은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두 번째 임기 초반 외국산 자동차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북미산 부품 요건 자체를 추가로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하며 제조업 생산 기지를 미국 본토로 강제 이전시키려는 보호무역주의 노선을 가속화하고 있다.
원산지 규정이 미국산 부품 의존도를 대폭 높이는 방향으로 개정되면 멕시코를 북미 시장 수출 전초기지로 활용해 온 국내 완성차 업계의 타격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산 부품 50% 요건에 대한 적용 유예기간이 짧을 경우 멕시코에서 수출용 차량을 제조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극심한 조달 차질을 겪을 수 있으며, 기아를 포함한 외국계 기업들이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보급형 모델의 미국 철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기아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USMCA 관세 혜택을 받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멕시코 정부와 경제 안보 및 주요 공산품 원산지 규정을 의제로 개정 1차 협상에 돌입했으나 캐나다는 양자 협상 일정에서 제외됐다. 미국은 멕시코와 약 60건의 기술적 무역 이슈를 두고 대립하는 반면 캐나다와는 일부 주 정부 차원의 문제를 포함해 약 30건의 의제만 지니고 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대미 무역 담당 장관은 USTR과 멕시코 경제부에 서한을 발송해 협정의 16년 연장을 원한다는 의사를 확인했다. 르블랑 장관은 서한을 통해 "3국 모두의 번영에 도움이 되는 제안을 기꺼이 검토할 의향이 있다"며 "부문별 관세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과의 논의가 필수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산 철강과 자동차 부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주에서 미국산 주류를 퇴출하는 등 부문별 관세 장벽에 맞대응하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의 회담 일정에는 재니스 샤레트 캐나다 대미 수석 협상가도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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