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나가 주세요”…투표소 봉쇄 사흘째 참다못한 주민들, 결국 ‘퇴거 요청’
소음·주차난에 쓰레기까지 겹쳐
입주자대표회의, 퇴거 요청서 전달

투표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아파트 단지 내 투표소 봉쇄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시위대에 공식 퇴거 요청서를 제출하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잠실 우성1·2·3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지의 극심한 혼란과 주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전날 오후 시위대와 선거관리위원회 측에 퇴거 요청서를 건넸다.
주민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은 소음이다. 수백 명에서 많게는 1000명대에 달하는 시위대가 단지 내부에서 확성기를 동원해 밤새 구호를 외치고 있어서다.
전날은 단지 맞은편 정신여고 등에서 고3 학생들이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는 날이었던 만큼 학생과 학부모의 원성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부터는 시위대와 취재진 차량이 몰리며 주차난도 극심해졌다. 한 60대 남성은 “아침에 바쁜데 차를 못 뺄 뻔했다”며 “길 한복판에 차를 세워놨다. 그냥 아무 데나”라고 말했다. 준공 45년 차인 이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이 없어 가구당 1대의 주차만 허용되는 데다, 평소에도 외부 차량 주차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을 만큼 주차 사정이 빠듯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파가 남기고 간 쓰레기도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경비원 A(74)씨는 “아침에 출근해서 보니 온갖 곳에 담배꽁초랑 쓰레기가 널려 있더라”면서 “도저히 그냥 둘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연합뉴스에 털어놨다. 아파트 한복판이 외부인들로 채워지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다만 시위 취지에 공감하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입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한 70대 거주민은 “밤에 시끄러운 건 본질이 아니다”며 “이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퇴거 요청에 시위대 측은 “‘침묵 집회’를 하면 단지에서 나가는 것과 비슷한 정도”라며 구호 없이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내세워, 대치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2000명분의 투표지는 5일 오전에도 개표소로 옮겨지지 못한 채 현장에 묶여 있는 상태다.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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