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 하자더니 오세훈 이기자 조용…결과 따라 나부끼는 국힘

송경화 기자 2026. 6. 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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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재선거”를 강력히 촉구했던 국민의힘이 주춤하고 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앞섰던 3일 저녁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4일 오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 당선되자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저녁 8시55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투표용지 부족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서울 선거에 대한 개표 중단을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서울 선거 개표, 지금 즉시 중단하기 바란다. 공직선거법 제196조에 의거해서 선거를 연기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하는바”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 베를린 지방선거에서 독일 헌법재판소가 선거 당국의 총체적 부실 운영이 투표권 행사를 방해하고 선거 결과를 왜곡했다는 사유로 선거 전면 무효를 선언하고 재투표를 명령한 사례가 있었다”며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 등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대로 입장을 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3일 밤 9시30분 브리핑을 열어 “이번 서울시 투표는 유권자 투표권과 참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된 선거다. 이미 투표의 공정성은 깨졌다”며 “지금이라도 진상 파악이 이뤄질 때까지 즉시 개표를 중단하고, 결과에 따라 다시 선거를 실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선거 결과가 확정된 4일 오전에 송 원내대표가 낸 입장문에서는 “6·3 지방선거로 표출된 국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재선거’는 거론되지 않았다.

송 원내대표는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서울, 인천, 경기 화성 등지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국민의 투표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중대한 사건”이라면서 “사건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선관위에 대한 외부 통제 방안 등 강력한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3일 밤 “즉각 개표를 중단하고 ‘재선거’를 선언하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후 4일 현재 추가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나 의원 역시 베를린 사례를 공유하며 “독일 판결처럼 승패 영향과 상관없이 무조건 재선거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4일 새벽 2시10분 “즉각 개표 중단, 재선거를 선언하십시오”라고 페이스북에 올린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마찬가지로 이후 ‘재선거’ 언급이 없는 상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나서며 선관위 앞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항의 집회 현장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오전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선관위를 비판한 뒤 “그러나 선관위의 행정 실책을 빌미로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를 흔들며 정략적 이익을 챙기려는 국민의힘의 태도는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어제 서울 개표 중단과 재선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며 “국민의힘에 묻겠다. 개표가 끝난 지금도 재투표를 주장하나? 소송을 진행하실 거냐”고 물었다.

전 의원은 “처음에는 개표 중단과 재투표를 요청하더니, 결과가 나온 지금은 어떤 입장이냐? 이제 분명히 밝혀보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저녁 6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정 후보가 오 후보를 5.4%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4일 오전 7시를 넘어서면서 표 차이가 줄기 시작했고, 7시16분께 지지율이 역전되더니 오 후보의 승리가 확정됐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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