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이란 외교관 2명 추방… "사망자 1명은 인도인"

문재연 2026. 6. 4.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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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이란 대사대리 초치
2명 '페르소나 논 그라타' 지정해 추방
인도 국적자 1명 사망
인도 정부, 이란에 비판 성명
쿠웨이트시티에서 셰이크 아마드 알 압둘라 알사바 쿠웨이트 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란의 공격으로 파손된 국제공항을 시찰하고 있다. 쿠웨이트는 자국 공항에 대한 이란의 공격으로 인도 국적의 민간인 1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시티=국영 KUNA·AFP 연합뉴스

쿠웨이트가 자국 주재 이란 외교관 2명을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민간 시설인 쿠웨이트 국제공항이 이란의 미사일·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인도 국적자 1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치는 피해가 발생하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쿠웨이트 외무부는 3일(현지시간) 하마드 술라이만 알마샤안 외교부 차관이 하메드 하미드 야쿠비파르 자국 주재 이란 대사대리를 초치해 이날 발생한 미사일·드론 공격에 항의하고 공식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쿠웨이트 주재 이란 대사관 인원을 감축하고, 외교관 2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24시간 이내에 쿠웨이트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알마샤안 차관은 "이번 결정은 이날 새벽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민간 시설을 겨냥해 재차 자행된 포악하고 끊임없는 이란의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쿠웨이트 영토·영공이 미국의 적대 행위에 사용됐다는 이란 측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고 어떠한 증거로도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강력한 외교적 조치 중 하나로, 지정이 이뤄지면 파견국은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해당 외교관을 소환하거나 그 직무를 종료시키는 게 관례다.

쿠웨이트 국방부는 이란이 이날 새벽 탄도미사일 13기와 드론 17기로 공격을 가했으며, 자국 방공망이 대부분을 요격했으나 그 잔해가 여러 주거 지역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쿠웨이트 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은 잔해 낙하가 아니라 이란 드론의 직격을 받은 것이라고 쿠웨이트 민간항공청(DGCA)이 전했다. 이 공격으로 공항 청사 등 시설이 심각하게 파손되고 인도 국적자 1명이 숨지고 63명이 부상했다. 쿠웨이트 항공당국은 전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가, 이날 늦게 쿠웨이트 항공편에 한해 운항을 부분 재개했다.

인도 외교부는 사망자가 자국민임을 확인하고 "쿠웨이트 국제공항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를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쿠웨이트 인도대사관은 유가족 및 부상자 지원에 나섰다.

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이른 새벽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이란 항구로 향하던 유조선과 게슘섬 인근을 공격했다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역내 발진기지'인 쿠웨이트 내 미군기지와 바레인의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해당 유조선이 빈 선박이었으며 24시간에 걸친 경고 끝에 미사일을 쏴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쿠웨이트 당국은 군사시설인 미군기지가 아니라 민간 시설인 국제공항이 직접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고, CENTCOM도 이란이 주장한 제5함대 사령부 등에 대한 피격을 부인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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