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새 일꾼 뽑으러 왔어요”...날씨만큼이나 뜨거운 대구 투표소

구아영 기자 2026. 6. 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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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일꾼을 뽑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일 오전 6시부터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대구지역은 사전투표율이 낮았던 만큼 본 투표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지역 곳곳에 조성된 투표소에 대구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선거는 대구시장 자리를 놓고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했던 만큼 그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한 시민이 태어난지 얼마안된 아이와 함께 투표소를 방문했다. 김정원 기자

◆가족과 함께 소중한 '한 표'

대구 수성범어W아파트 주민회의실에 위치한 '범어1동 제5투표소' 앞.

이른 오전부터 가족들과 삼삼오오 모인 입주민들이 저마다 모자와 슬리퍼 차림 등 편한 복장 차림으로 투표소를 찾았다. 투표소에 들어가기에 앞서 멈춰 서서 신분증을 꼭 쥔 채로 순서를 기다리는 등 한 표 행사에 들뜬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장바구니를 챙겨온 주부 김혜원씨는 "가족들과 여유로운 휴일을 보내기 위해 장을 보기 전에 이른 시간부터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오전 9시가 다가오자, 투표소를 찾는 입주민들의 줄이 점차 길어졌다.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부부부터 반려견과 산책하러 나온 주부 등 수십 명의 주민들이 발걸음이 몰렸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입주민들은 저마다 손등에 찍은 투표 도장으로 '인증샷'을 남기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한국 이주민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투표 순서를 기다리는 이들의 손에는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을 쥐고 있었다. 달성군의 한 투표장에서 만난 마리아테레사데헤수스(48)씨는 "귀화한 뒤 선거날이면 꼭 참여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가 몇 번째 투표인지도 기억이 잘 안 날 정도로 그간 많이 투표했다"고 말했다.

또 수성구의 한 투표소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42)씨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가진 소중한 권리를 어떻게 행사하는지 직접 보여주고 싶어 온 가족이 함께 나왔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투표소 입구 주변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인증 사진을 남기는 가족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며, 자칫 경색될 수 있는 투표소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었다.
투표소 오인 혼선을 막기위해 선거사무원이 직접 유권자들에게 지정 투표소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김정원 기자

◆아뿔싸! 여기가 아니네

이날 대구 투표소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장면은 투표장을 잘못 찾아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본 투표는 사전투표와 달리 주민등록지 기준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참여할 수 있다. 평소 익숙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속출한 것이다.

이날 오전 7시께 대구 수성구 수성4가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수성4가동 제1투표소. 수성4가에 있는 수성데시앙 아파트의 경우 일부 동의 지정 투표소가 대구중앙중학교인데, 위치가 가까운 수성4가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것. 이들은 관계자들로부터 지정 투표소 설명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투표소 입구에서 선거사무원이 선거인명부를 확인한 뒤 "여기가 아니라 다른 투표소로 가셔야 한다"고 안내하자, 유권자들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에서 만난 박경애(57)씨는 "집에서 나와서 3분만 걸어가면 행정복지센터여서 당연히 이곳에서 투표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현장 선거사무원들은 출입구에 투표소 안내문을 부착하고 오인 방문한 시민들에게 중앙선관위 '내 투표소 찾기' 서비스 등을 활용해 올바른 장소를 일일이 안내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선거사무원 김모(51)씨는 "과거 사전투표를 했던 기억이나 인근 공공기관이라는 인식 때문에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3일 대구 달성군 논공읍에 마련된 한 투표소. 이곳은 원래 어린이집으로, 선거일인지 몰랐던 외국인들이 아이를 데리고 등원시키려 왔다가 당황해하고 있다. 김도경 기자

◆크고 작은 헤프닝 속출

달성군의 경우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으로 투표용지가 타 지역보다 많다. 국회의원·교육감·시장·군수의 투표용지를 받고 들어가는 기표소와 비례대표와 군·시의원을 투표하는 기표소가 분리되면서 시민들이 오인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국회의원을 뽑는 투표용지를 비례대표와 군·시의원 투표함에 넣을 뻔한 상황도 발생한 것. 투표사무원들은 신속하게 정확한 투표 방법을 안내해 혼란한 상황을 빠르게 정리했다.

또 달성군 논공읍의 한 투표소에서는 때 아닌 초인종 소리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투표소 입구에서부터 기표소 공간까지 초인종 소리가 크게 들린 것이다. 초인종을 누른 것은 다름 아닌 외국인 3명과 아이 1명이었다. 이들은 평소처럼 아이의 보육을 위해 어린이집을 찾았는데, 선거날인지 몰랐던 것이다.

우간다 출신의 아나바(30)씨는 "오늘이 지방 선거일인 줄 몰랐다"며 "아직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해 어린이집에서 온 연락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으며 발길을 돌렸다.

이와 함께 대구지역 투표소에서 일부 유권자들이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수차례 발생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29건의 선거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투표방해 및 소란 11건 △교통 불편 1건 △기타 17건이다.

남구의 한 투표소에서 한 어르신이 투표 관련 불만으로 고성을 질러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이 확인 결과 투표 진행에 문제가 없었고, 투표 방해 고의가 없다고 판단해 현장 계도 조치했다.

또 북구의 한 투표소에서 50대 남성이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가 발생했지만, 투표소를 오인해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현장 종결 처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관련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김정원 기자 kjw@idaegu.com

김도경 기자 gye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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