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건조는 수분 부족 아닌 장벽 문제"…화장품 이후 선택은?

화장품을 아무리 발라도 해결되지 않는 얼굴 속건조의 원인은 단순한 수분 부족이 아니라 피부 장벽 손상에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김정은 약사(약학박사)는 31일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제51차 팜엑스포에서 '화장품 이후의 선택, 얼굴 속건조 치료의 기준'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피부건조증 일반의약품 '노드라나 액'을 소개하며 피부 건조증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과 약국 상담 전략을 소개했다.
김 약사는 "피부 건조는 단순히 물을 공급하는 문제가 아니라 피부가 스스로 수분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이라며 "보습 중심의 화장품 관리에서 피부 장벽 회복을 목표로 한 치료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에서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흔히 나타나는 '수분 부족 지성 피부(수부지)' 현상이 집중 조명됐다.
김 약사는 Baumann 피부 분류 체계를 소개하며 한국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민감성 피부 비율이 68.8%, 건성 피부 비율이 53.4%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지는 많지만 피부 장벽은 약해진 상태의 수부지 피부가 국내 소비자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건조증의 시작은 '경피수분손실 증가'
김 약사는 피부 건조증을 단순한 보습 부족이 아닌 피부 장벽 질환 관점에서 설명했다.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경피수분손실(TEWL·Transepidermal Water Loss)이 증가하고 외부 자극과 알레르겐 침투가 쉬워진다. 이후 염증 반응과 가려움이 발생하고 긁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피부 장벽이 다시 손상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건조로 인한 가려움은 일반적인 히스타민성 가려움과 달라 항히스타민제만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 장벽 손상 과정에서 분비되는 TSLP, IL-33 등의 염증 신호물질이 감각신경을 직접 자극해 가려움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강의에서는 피부 보습의 핵심 요소로 경피수분손실(TEWL)과 천연보습인자(NMF)가 제시됐다.
NMF는 필라그린(Filaggrin)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물질로 피부 내부에서 수분을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 노화와 과도한 세안, 자외선 노출 등은 NMF 감소를 유발해 피부 건조를 악화시킨다.
김 약사는 "피부 보습은 단순히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 스스로 수분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약사는 '헤파리노이드(Heparinoid)'가 흔히 멍 치료 성분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피부 건조증 개선과 피부 장벽 회복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축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헤파리노이드는 피부 내 섬유아세포를 자극해 내인성 히알루론산 생성을 촉진하고, 필라그린과 인볼루크린 발현을 증가시켜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미세혈관 안정화와 항염 작용을 통해 가려움과 염증의 악순환을 차단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약사는 "헤파리노이드는 단순 보습제가 아니라 피부가 스스로 수분을 붙잡는 힘을 회복시키는 피부 항상성 회복제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장품으로 해결되지 않는 속건조가 타깃"
김 약사는 건조증 치료제의 주요 상담 대상으로 △화장품을 발라도 계속 당기는 수부지 피부 △가려움을 동반한 노인성 건조증 △피부 장벽이 약화된 아토피성 건조 피부 △환절기와 냉난방 환경에 따른 환경성 건조증 등을 제시했다.
특히 "좋은 화장품을 발라도 속당김이 지속되거나 가려움이 동반된다면 단순 관리가 아니라 치료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약국은 피부 장벽 회복이라는 새로운 상담 영역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습은 적시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이라며 "건조증 치료는 피부가 스스로 수분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