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뼈대 끊겼는데…안전 대책 없이 ‘슬라브’ 미리 잘라뒀다

안전 대책 없이 교량의 바닥 판인 ‘슬라브’를 미리 잘라두는 등 부실한 철거 절차가 서소문 고가 붕괴로 이어진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오늘(29일) KBS가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을 통해 확보한 서소문 고가 철거 시공계획서를 보면, 슬라브 철거 순서 등 작업 과정이 계획서에 누락돼 있습니다.
슬라브는 대들보 역할을 하는 거더와 함께 교량을 받치는 역할을 합니다. 거더를 철거할 때 슬라브도 절단해야 하는데, 거더 하나당 슬라브 하나씩 순차적으로 작업하는 게 통상적입니다.
하지만 KBS 취재진이 붕괴 직전 12시간 분량 현장 CCTV를 확인한 결과, 붕괴 구역 거더들의 슬라브가 대부분 미리 절단된 상태였습니다.
아직 거더 철거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28m 길이 슬라브 중 21m 구간에서 슬라브가 절단된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선행 절단’ 작업이 붕괴를 촉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선행 절단’을 하기 전엔 슬라브와 거더가 함께 교량의 하중을 견디는데, 슬라브를 미리 잘라두면 거더에 가해지는 하중이 급격하게 늘어난다는 겁니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슬라브를 한꺼번에 잘라놓으면 거더가 독립되어서 부실한 거더는 붕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면서 “순차적으로 자르는 게 정석이지만 작업 속도나 편의성을 위해 한꺼번에 잘랐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원인 조사에 참여한 한 전문가도 “슬라브를 한 번에 잘랐을 때의 내구성을 판단하지 않고 빠른 철거 위주로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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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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