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크레인 고정 후 절단" 강조…철거 설계도 입수해보니

이자연 기자 2026. 5. 2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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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리 조금씩 잘라놓은 상판은 이렇게 참혹하게 무너졌습니다. 그 아래론 열차가 붕괴 1분전까지 다녔습니다. JTBC가 서소문 고가 철거 설계 자료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NOTE' 즉 강조 표시에는 "반드시 크레인으로 고정하고 절단하라"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현장 어디에도 크레인은 없었습니다.

이어서 이자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서소문고가 상판을 잘라 해체하기 시작한 건 올 3월부터입니다.

한쪽이 한순간에 무너진 건 여기저기 절단하는 작업이 두 달가량 이어진 뒤였습니다.

취재 결과 조각난 상판을 붙잡아 줄 장치는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JTBC가 입수한 서소문 고가 설계 도면입니다.

철거 계획도에서 'NOTE'로 강조된 내용을 보니 '반드시 크레인으로 부재를 고정한 후 절단해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상판 어디에 어떻게 구멍을 뚫어야 하는지도 그림으로 자세히 표시됐습니다.

만일 도면대로 철거 공사를 진행했다면, 상판에 구멍을 뚫어 묶은 뒤 양쪽에서 크레인으로 잡아 고정해두고 절단을 이어갔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고 직전 모습을 보면 현장 어디에도 크레인은 없습니다.

시공사 측은 "크레인으로 잡을 수 있지만, 그건 하부에 부대시설이 없을 때 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철길이 지나기 때문이란 건데, 전문가들은 크레인을 둘 자리는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붕괴됐던 곳 말고 그 옆에. 공간이 있어서 거기에 충분히 (크레인이) 들어갈 수 있어요.]

결국 시간과 돈 문제 아니었냐는 겁니다.

[철거업계 관계자 : 모든 게 돈하고, 공사비하고 관련이 있다 보니까. 크레인 하루 쓰는 데 비용이 얼마예요?]

서울시는 지난 26일 새벽 29mm 처짐이 발생한 직후 작성한 보고서에서 "후속 작업 진행 예정"이라며 "양방향 크레인 설치 후 와이어를 결속 후 절단을 진행하겠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크레인이 도착하기도 전에 고가는 무너졌고 세 명이 숨졌습니다.

[영상취재 반일훈 영상편집 오원석 영상디자인 허성운 김윤나 이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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