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소문고가 철도안전 위험 A등급, 이례사항 보고” 사전 경고에도···단차 발생 보고 안한 서울시

김송이·강한들 기자 2026. 5. 2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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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단, 서울시에 ‘열차 방호 조치’ 당부
관련 기관 비상연락망 작성·비치도 요구
고민정 의원 “매뉴얼 있었지만 안이한 대처”
지난 28일 사고조사위원회 소속 관계자들이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국가철도공단이 지난해 12월 서소문고가 철거공사를 가장 높은 위험등급인 A등급으로 분류하고 서울시에 ‘이례사항 발생 시 열차 방호 조치하라’고 당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철거 이전부터 현장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단차 발생 등을 관계 기관에 통보하지 않았다.

29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철도보호지구 검토의견’ 자료를 보면, 공단은 지난해 12월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위험등급을 A등급으로 분류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도기본)에 보냈다.

철도보호지구 내 건설 현장 위험등급은 A~C등급으로 나뉘는데, A등급은 철도시설물에 직접 변형을 가져오거나 철도 안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작업으로 위험도가 높은 등급에 해당한다. 철도공단과 서울시 도기본이 이번 사고 현장이 고위험 현장이라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시 한국철도공사는 작업 현장에 철도운행안전관리자를 배치하고 임무 수행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철도운행안전관리자의 임무로는 ‘작업 중 이례사항 발생 시 열차 방호 등의 조치’를 명시했다. 또한 국가철도공단은 서울시 도기본에 “공사 시행 중 공사 책임자는 이례사항 발생에 대비해 철도관련 기관이 포함된 비상연락망을 작성·비치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시 도기본은 거더(구조물을 받침대) 철거 시 위험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도기본이 지난해 11월 국가철도공단에 제출한 기술자문 의견서를 보면 A전문위원은 거더 철거 시 검토할 사항에 관한 의견으로 “장기 사용과 도로 동절기 관리 등 감안하면 노후 심화 및 PSC빔 강연선 약화 우려가 있다”며 “경간 전체가 일체화돼있을 때와 각 부재로 분할했을 때 거동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거더가 분할된 상태로 유지 기간을 최소화하고 선로차단 및 전차선 단전 작업 협의 시 여유 기간 확보”라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시 도기본은 이러한 전문가 자문의견에 맞춘 조치 계획을 세워 철도공단에 제출했다.

그러나 사고 당일 철도공단이 이례사항에 대비해 작성하라고 했던 비상연락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사고 당일 새벽 2시30분쯤 고가 상판에 2.9㎝ 단차가 발생했지만 국가철도공단 등 관계기관에 즉시 통보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시 도기본은 사고 전조 증상을 보고 받은 뒤에도 경찰·소방당국에 알리지 않았다.

임춘근 서울시 도기본부장은 지난 27일 브리핑에서 “정말 통제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 점검하는 과정에서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전날 보도참고자료에서 “공사 중 발견된 약 2.9㎝의 교량 상부 단차는 서울시 및 시공사가 즉시 국가철도공단이나 한국철도공사에 통보했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안전조치가 미이행됐다”고 반박했다. 사고 전조 증상과 같은 단차 발생은 ‘이례적인 사항’으로 보고 즉시 보고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날 서울시 도기본을 포함한 공사 원하청 업체 7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종로구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압수수색에 대해 “권력을 앞세운 노골적 선거 개입이며 수사기관을 동원한 명백한 선거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고민정 의원은 “기술 전문가들의 사전 경고와 안전관리계획에 따른 매뉴얼이 있었음에도 안이하게 대응한 안전불감증이 부른 참사”라며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정확히 밝혀 사고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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