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먹다 공고 나와 성과급 6억"… 삼전 직원 글, '역풍'에 결국 삭제

최현빈 2026. 5. 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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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생산직' 직원, 익명으로 자랑
"공부 안 시킨 부모님께 감사" 적기도
동료들 "삼성 망신" "여론 악화" 질타
2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회사 깃발과 태극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근무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학창 시절 놀고먹었는데 성과급 6억 원을 받는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동료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공업고등학교 졸업 직후 삼성전자에 입사한 걸 자랑하는 내용이었는데, 일부 반도체 기업의 억대 성과급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논란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문제의 글은 지난 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게시됐다. '나 삼성전자 DS 메모리야'라는 제목의 글에서 작성자 A씨는 "초중고 공부 안 시켜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며 "학창 시절 놀고먹고 하다가 공고 나와서 고3 때 (삼성전자) 메모리 입사 후 현재 CL3(과·차장급) 8년 차 성과급만 6억인데 말이 됐으려나"라고 밝혔다. 블라인드는 재직 중인 회사의 이메일을 통해 인증해야만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이용자 닉네임과 회사 이름이 함께 표기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같은 날 임금협약을 맺고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임직원에게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에 더해, 영업이익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실적 상승을 견인한 메모리사업부 임직원은 연봉 1억 원 수준일 경우, 1인당 약 6억 원(세전)의 성과급을 받게 될 전망이다. A씨가 언급한 '성과급 6억'도 이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직장 동료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성과급 규모를 두고 삼성전자 노사가 반년간 갈등과 혼란을 겪었고, 급기야 정부가 중재에 나선 끝에 간신히 합의에 이른 상황인 만큼 '자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해당 글에는 "삼성 망신 그만 시켜라" "창피하게 여기서 까불지 말라" "괜히 여론만 악화된다" 등의 질책성 댓글이 이어졌다. 거센 역풍에 A씨는 결국 게시글을 삭제했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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