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TX-A 178t 철근 누락 “현대건설은 발주도 안 했다”

전다현 기자 2026. 5. 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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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 삼성역 공사 현장에서 178t에 달하는 철근이 누락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공사 현대건설은 도면을 잘못 해석해 애초에 철근을 발주조차 하지 않았다.

최근 GTX-A 삼성역 환승센터에서 철근이 무더기로 누락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당초 공사 후 철근이 수천 개 남는 걸 확인하고 누락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사IN〉 취재 결과 시공사가 설계 도면을 잘못 읽어 처음부터 철근 178t을 발주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GTX-A노선 삼성역 구간에서 철근 누락 등 시공 오류가 확인돼 긴급 현장점검 등 조치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김흥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은 삼성역과 봉은사역 사이 지하에 광역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GTX-A 노선 약 1㎞가 가장 깊숙한 지하 5층을 통해 이 구간을 통과한다. 사업시행자인 국가철도공단이 2021년 7월 위수탁 협약을 통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 공사를 위탁했다. 시공은 현대건설이, 현장을 감독하는 책임감리는 건설감리 업체인 삼안이 맡고 있다. 이 중 철근이 빠진 부근은 삼성역 3공구다. GTX-A 노선이 통과하는 가장 깊숙한 지하 5층 승강장 기둥 80개에 주철근 약 178.3t이 빠진 것이다.

철근이 빠진 원인은 어처구니없게도 가장 기초적인 ‘도면 해석 오류’에서 비롯됐다. 원래 3공구 기둥은 철근 2개를 한 묶음으로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해야 한다. 설계도에는 기둥에 철근을 뜻하는 ‘점’ 하나가 그려져 있고, 그 옆에 ‘2-bundle(2개씩 묶음)’이라는 표기가 명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은 이 2-bundle의 의미를 인지하지 못한 채 점 하나(철근 한 개)로 잘못 해석했다.

문제는 이미 지하 5층 공사가 완료됐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이 철근 누락 사실을 처음 인지했을 때는 지하 4층을 시공 중이었다. 철근 누락을 알고도 현대건설은 공사를 계속 진행해 현재는 지하 3층까지 대부분의 시공이 완료된 상태다.

현대건설 측 “설계 도면부터 잘못 이해했다”

지하 5층 공사가 끝날 때까지 현장 작업자, 시공사(현대건설), 책임감리(삼안), 수탁자(서울시), 위탁자(국가철도공단) 모두 철근이 빠졌다는 사실을 몰랐다. 현장을 총괄하고 관리·감독해야 할 감리마저 콘크리트 타설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이를 알지 못했다. 최용화 한국건설안전협회 기술원장은 “이번 사건에서는 ‘감리’도 몰랐다는 게 핵심”이라며 “일반적인 건설 현장에서는 반드시 상주 감리원뿐 아니라 월 1회 임원급 비상주 감리원도 현장을 확인하는 등 크로스체크가 이루어지는데, 시스템상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시사IN〉 취재 결과 누락된 철근 178.3t은 처음부터 발주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면을 해석하는 가장 첫 단계부터 오류가 있었던 것이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시공사에서 철근 구매를 아예 하지 않았다. 만약 철근을 발주하고도 빼먹었다면 바로 수사를 의뢰했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다. 처음부터 도면을 잘못 읽어 철근이 2개씩 한 묶음으로 시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절반만 주문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역시 이를 인정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처음 도면에서부터 철근이 하나씩 들어가는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발주 자체를 하지 않았다. 일부 언론에 나온 것처럼 철근이 남은 것은 전혀 아니었다. 이후 4층 기둥 공사 시 도면이 다른 층과 달라 비교해보다가 누락 사실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발주 단계부터 빠뜨렸다면, 현장 작업자들은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건설 현장은 워낙 변수가 많고 밤늦게까지 돌아가기 때문에 애초에 철근이 없었다면 놓쳤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 GTX-A 철근 누락 사태는 이번 주에 발간되는 〈시사IN〉 제977호에서 자세히 보도할 예정입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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