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애국하는 교회"로 소문난 곳들, 예배 영상 보니

나수진 2026. 5. 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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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의 그림자] '우파 교회' 설교 80여 곳 6개월치 1600편 분석
설교 때는 공산주의·차별금지법 이야기 반복하고
선거철엔 선거법 의식하면서도 '강단 정치'
아스팔트의 그림자 - 편집자 주

12·3 비상계엄 이후 한국 사회의 거리에는 '내란 옹호'와 '탄핵 반대'를 외치는 세력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심에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를 필두로 한 광화문 태극기 집회와, 손현보 목사가 이끄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등 극우 개신교 네트워크가 있었다.

이들은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끄럽고 조직화된 이 소수는 오랫동안 한국교회의 공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왔다. 정치적 선동과 종교적 언어가 뒤섞인 집회 현장은 교회 안팎의 경계를 흔들었고, 일부 목회자·정치인·유튜버·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서로의 무대와 메시지를 공유하며 세력을 넓혀 갔다.

<뉴스앤조이>는 '아스팔트의 그림자'라는 이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이후 더욱 선명해진 이 연결망을 추적했다. 극우 개신교 세력이 어떤 방식으로 조직되고 확산됐는지, 그들의 언어와 행동이 한국교회 일부를 넘어 대다수 개신교인과 시민사회에 어떤 부담과 영향을 남기고 있는지를 차례로 살펴본다.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손현보 목사의 세이브코리아 집회는 전국의 우파 교회·목회자들을 정치 세력으로 조직하는 데에도 공을 세웠다. 손 목사는 2025년 4월, 전 대통령 윤석열 씨가 탄핵되자 모든 집회를 중단한 채 해산을 선언했고, 그 자리에 나섰던 이들은 흩어졌다. 그러나 광장을 메웠던 정치적 메시지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전국 교회로 확장됐다. 이들이 거리에서 외치던 말들은 이제 주일마다 강단에서 반복되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우파 성향 교회 86곳의 유튜브 설교를 분석했다. 세이브코리아·광화문 집회 참여 교회들과 개신교 우파 진영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된, 이른바 '지역별 우파 교회 리스트' 가운데 유튜브 설교를 공개한 곳들이다. 기간은 2026년 1월 첫째 주부터 선거 직전 5월 마지막 주까지, 가장 많은 교인이 참석하는 주일 낮 예배 설교를 기준으로 삼았다. 수집한 설교는 약 1600편이다. 

분석 결과, 상당수 교회 설교에서는 민주당·이재명 비판, 부정선거, 멸공, 차별금지법 반대 발언이 반복해 등장했다. 86개 중 최소 34곳에서 6·3 지방선거 관련 발언이 나왔다. 이재명·민주당이 한 번이라도 등장한 교회는 69곳으로 전체의 약 80%였다. 해당 발언은 좌파·공산주의·종북·친중·빨갱이 같은 키워드와 연결됐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일부 목사들은 특정 이념을 가진 후보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는 발언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일부 교회에서는 좋은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는 식의 투표 독려 발언을 넘어서서, '이번 선거를 막지 못하면 나라가 끝난다'는 식의 발언도 확인됐다. 

"6·3 지방선거가 있다. 차별금지법 지지하는 세력들 무너지게 해 달라. 낙태 확대하는 세력들 무너지게 해 달라." (2026년 5월 24일, 서울 ㅇ교회 안 아무개 목사)

"곧 선거가 다가오는데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누군지를 잘 보시면 된다. 동성애 차별금지법을 누가 올리나. 민주당, 진보당이 올린다. 근데 예수님 믿는 사람이 그런 사람한테 표를 주느냐. (중략)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니까 사람이 죽는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잘한다고 박수 치면서 표 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예수님 믿는 사람 아니다." (2026년 5월 10일, 광명 ㄱ교회 홍 아무개 목사)

일부 교회는 헌법 전문에 5·18 정신 등을 수록하는 개헌안과 최혁진 의원이 발의한 민법 개정안을 반대하며 민주당에 각을 세우기도 했다. 개헌안 국회 표결을 앞둔 5월 3일 주일 설교에서, 개헌에 반대한다는 프레임이 교회마다 공통적으로 등장했다. 민주당 주도로 개헌이 통과되면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종교의자유가 침해당한다는 주장이었다. 

상당수의 우파 교회들은 설교에서 공산주의·차별금지법 반대 주장을 반복하는 동시에, 선거철이 다가올수록 이러한 기준을 가진 후보자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ㅇ교회 유튜브 갈무리

'전교조 교육감' 퇴출? 
교육감 선거에 집중된 발언들

이번 선거에서 일부 교육감 후보는 보수 교계가 주장해 온 의제들을 공약 전면에 내세웠다. 조전혁(서울)·이대형(인천)·신경호(강원)·이명수(충남)·정승윤(부산) 후보는 5월 20일 '중도 보수 교육감 후보 정책 연대 선언문'에서 퀴어 교육과 사회적 합의 없는 성교육 콘텐츠에 반대한다고 했다. 분석한 교회들의 설교에서도 교육감 선거를 강조하는 발언이 두드러졌다. 이는 교육 현장의 성교육과 동성애 교육, 차별금지법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와 연결됐다. 

경남 김해 ㅅ교회 박 아무개 목사는 3월 15일 설교에서 "올해는 경남교육감 선택이 정말 중요하다. 우리가 매주 이렇게 동성애며 나쁜 차별금지법이며 낙태 합법이며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 주었기 때문에 부모들에게 걱정이 안 되겠나"라며 "우리가 자녀 교육, 다음 세대를 생각해서 정말 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바른 후보자를 찾아야 한다. 눈치 빠른 사람은 다 알 것이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 ㅂ교회 진 아무개 목사는 5월 3일 설교에서 전교조 출신 교육감들이 '사상이 아주 나쁜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도지사 잘 뽑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데, 교육감을 잘 뽑는 것이다. 좋은 교육감이 뽑히면 학교에서 잘못된 교육 안 하게 되고, 나쁜 교육감 한 사람 잘못 뽑으면 학교에서 잘못된 교육을 시킨다. 지금 우리나라 교육감 대부분은 전교조 출신의 사상이 아주 나쁜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그냥 속이 빨갛다"고 했다. 이들이 성행위와 동성애를 조장한다고도 주장했다. 진 목사는 "지금 학교에서는 여학생들에게 정조를 지키라는 교육을 시키는 게 아니라 성행위를 장려한다. 심지어 동성 연애를 조장한다"고 말했다. 

평택 ㅅ교회 강 아무개 목사도 5월 10일 설교에서 "아이들이 학교 선생님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없다. 우리 어렸을 때는 그러지 않았다. 선생님 그림자라도 밟으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선생님 그림자를 피해서 가기도 했다. 근데 요즘은 선생님 알기를 이웃집 아저씨만도 못 한다. 선생님에게 욕도 하고 침도 뱉고 뺨을 때린다. 교권이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 이게 전교조의 결과"라고 말했다. 광화문 단골 연사인 그는 수시로 태극기 집회에서 "이 나라는 주사파, 종북 세력들이 망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충북 청주 ㅅ교회 최 아무개 목사도 차별금지법과 퀴어 문화 축제에 찬성하는 교육감을 뽑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5월 17일 "이번 6·3 지방선거에 교육감으로 선출될 인물들이 하나님과 연결된 자들로 세워져야 한다. 이것은 다음 세대 한두 사람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다음 세대를 지킬 수 있는 싸움인지 모른다"라며 "요즘은 아예 대놓고 교육감 후보들이 말한다. '나는 차별금지법 찬성한다, 나는 동성애 퀴어 축제 찬성한다'. 우리가 신앙 양심으로 어떻게 그들을 뽑아 줄 수 있나"라고 발언했다. 

광명 ㄱ교회는 주일마다 공산주의,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여기에 더해 민주·진보 정당에 표를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ㅅ교회 유튜브 갈무리

여전히 부정선거, 내란 옹호

세이브코리아·광화문 집회에서 주장하던 부정선거 음모론을 강단에서 되풀이한 교회들도 있었다. 울산 ㄴ교회 지 아무개 목사는 1월 18일 설교에서 "대한민국을 틀어쥐고 있는 놈들이 선관위다. 얘들이 부정선거의 주범이고 대한민국의 인권 카르텔을 가지고 주물럭주물럭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또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올해 2월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강릉 ㅇ교회 김 아무개 목사는 3월 1일 설교에서 "당장 6월 3일 지방선거 때도 사전 투표 없애고 투표 현장에서 바로 수개표하는 것으로 선거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부정선거도 그대로 자행된다. 대통령이 이런 일을 자행한다"고 말했다. 

서울 ㅅ교회 유 아무개 목사는 5월 3일 설교에서 내란을 옹호했다. "우리가 이런 일(비상계엄)이 아니었다면 과연 하나님께 진심으로 부르짖을 수 있었을까. 계엄은 그래서 진정한 계몽령이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과 그 부르심 앞에서 윤 대통령님이 반응한 것이다. 공산 체제 전복이 가까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뜬금없이 음모론을 연결짓기도 했다. 정부가 인구 감축을 위해 화학 가루를 공중에서 살포한다는 주장이다. "하늘에서 인구 감축을 위해 비행기로 새하얀 화학 가루를 계속 뿌려 대고 있다. 저희 동네에서도 제가 그 비행기를 봤다. 이 작업을 하고 나면 폐렴 환자가 폭증한다는 기사를 봤다"고 말했다. 

전광훈·손현보 구속 이후
몸 사리는 목사들
발언 양상도 달라져

손현보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판결 이후 예배에서 선거 개입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세계로교회 유튜브 갈무리

한편 선거법의 위력을 체감한 듯 '수위 조절'을 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손현보 목사는 구속됐다가 풀려난 직후인 2월 1일, 세계로교회 강단에 복귀해 "난 이재명이라는 사람 자체를 미워하는 게 아니다. 정권을 잡고 대통령이 됐는데 자기 마음대로, 한번 할 기회도 주지 않고 전부 탄핵을 부르짖고, 수도 없는 30번이 넘는 탄핵 이런 것을 해서 정치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행태를 비난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 탄핵 결의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3월 1일 설교에서 "나는 세이브코리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할 수 있고, 국회가 탄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때도 했지 않았나. 법에 따라서 계엄하고 탄핵하면 되는 거지. 그런데 그 과정에서 누가 보더라도 안 되는 협박과 공갈과 불법을 가지고 자유가 무너지니까 (그런 것이다.) 자유가 없어지면 교회도 없어지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손 목사는 차별금지법 반대와 특정 후보에 대한 호불호를 계속 드러내고 있긴 하지만, 과거 "이재명은 끝났다"를 반복한 것처럼 높은 수위의 설교를 하고 있지는 않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도 이재명 대통령이 소년원 출신이라고 발언했다가 논란이 되자 이례적으로 발언을 정정하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그는 5월 17일 "이재명은 중학교도 안 나오고 고등학교도 안 나오고 저기 뭐야? 그 저 소년원에서 말이야. 검정고시 해 가지고 말이야. 어떻게 중앙대학교 편입해 가지고 말이야"라고 말했지만, 이후 "소년공 신분에서 검정고시를 쳤다는 말을 하려다 소년원이라고 단어를 잘못 사용했다"고 번복했다. 

대전 ㅂ교회 담임 박 아무개 전도사는 비공개 설교에서 선거 관련 발언을 할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는 5월 17일 설교에서 "작년만 해도 용감무쌍하게 누구 찍으면 안 된다 이런 말을 해서 선관위와 경찰서에 불려 가고 했습니다만 이제는 그런 말을 적어도 선거 기간에는 조심해야 되기 때문에 설교 시간에도 하면 안 된다. 그런 말은 오후 시간에 우리끼리. 오프 더 레코드라고 하나? 녹음하지 않고 방송도 하지 않고 우리끼리는 마음껏 모든 말을 다 할 수 있다. 오늘도 상의드릴 내용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일부 목사들은 선거법을 의식해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이브코리아·광화문 집회에 수차례 참여하며 정치적 발언을 이어 온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목사 입장에서 성경적 얘기를 하는 것이지만, 선거 때는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뭐 어떻게 하겠나. 하지 말라면 안 해야 한다. 억지로 했다가 조사받고 그러면 손해가 막심하다. 고소당하면 변호사 선임해야 하고 경찰 가서 조사도 받아야 하지 않나. 돈도 많이 써야 한다"고 말했다. 

수년간 선거철마다 목회자들의 선거 개입 발언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평화나무기독교회복센터 김디모데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선거법 위반을 의식하는 목사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정당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좌파'라고 언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공산주의 세력, 사회주의 세력이라고 얘기해도 교인들은 어느 후보나 정당을 의미하는지 알아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일부 교회에서는 '잠깐 유튜브 송출 끄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 도는 '우파 교회'들은 정치성 짙은 발언을 하나의 사업 도구로 삼는다고도 했다. 김 목사는 "국대떡볶이 김상현 씨가 여러 교회들을 소개해 준 경우가 있다. 그런 교회가 실제로 부흥되고 경제적 문제가 해결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계속)

※ '아스팔트의 그림자' 기획은 2025년도 뉴스타파함께재단 KINN 탐사 보도 취재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나수진 sjnah@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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