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으로 ‘역대 최대 예산’ 추진…‘우라늄 농축 권한’ 미와 협상 난관
중·러와 갈등, 국제사회 우려에
‘핵 비확산’ 신뢰 구축 조치 필요
정부가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인 ‘장보고 N 프로젝트’를 발표했지만 실제 개발 착수까지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역대 최대 규모 무기 사업에 맞는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우라늄 사용을 둘러싼 미국과의 후속 협상과 핵물질 이전에 대한 미국 의회 승인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재정·입법·외교가 맞물린 난관을 풀어야 하는 만큼 본격 사업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핵잠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1~2년 내로 핵잠 개발 절차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군 함정 설계와 건조, 전력화 과정에는 최소 10년이 소요된다. 정부는 2030년대 중반까지 1호 핵잠 건조를 마치겠다고 했다.
정부는 먼저 예산 조달 계획을 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핵잠 사업에 28조9000억원가량의 예산이 들 수 있다고 했다. 핵잠은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최대 무기 사업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로 후속 양산을 포함해 총 18조40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핵잠 개발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특별법 제정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 개발 최종 결정기구인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 22일 핵잠 건조와 관련해 내년도 예산 150억원 편성을 의결했다.
핵잠 개발의 관건은 연료인 농축 우라늄 사용 권한 확보다. 정부는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 사용 방침을 밝혔지만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는 미국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이 협정은 민수용 원자력 협력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핵잠 같은 군사적 활용에는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정부가 핵잠에 사용될 연료를 미국에서 제공받기 위해선 미 원자력법에 따라 별도 협정을 맺는 등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미 원자력법은 다른 나라와 군사적 목적의 원자력 협력을 하려면 먼저 협정을 체결하도록 규정한다.
정부는 이르면 6월 중순 방한하는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과 여는 회의를 계기로 원자력협정 개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부가 일본과 유사하게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 대한 포괄적 사전 동의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주변국과의 관계 설정도 주요 과제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핵잠으로 인해 중국·러시아 등과 갈등이 심화하고 동북아 군비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했다.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신뢰 확보도 필요하다. 세종연구소는 지난 4월 한국이 호주·브라질처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추가 안전조치 협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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