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중국에 한국은 아시아에 꽂힌 단검”…또 논란의 발언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을 “중국이 보기에 아시아 중심부에 꽂힌 단검”이라고 표현하며, 한국을 중국을 견제하는 최전방국가로 보는 시각을 또다시 드러냈다.
22일(현지시각) 미 육군 전쟁대학 ‘중국 지상전력 연구소’(CLSC)에서 제작하는 팟캐스트에 나온 브런슨 사령관은 “중국이 동부 해안에서 바라보면, 한국은 아시아의 중심부에 꽂힌 단검(dagger)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남중국해를 넘어서려는 야망을 막아서는 후방 방어선 같은 역할을 하는 일종의 방패고, 남동쪽에는 타이폰 미사일이 배치된 필리핀이 있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를 중국을 압박하는 “삼각 구도”라며 “우리는 지금 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감수해야 할 위험들이 생기고, (중국의) 그 지역에서 활동을 차단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그것을 하나의 ‘킬 웹’(kill web)으로 엮어내면, 상대가 결코 무너뜨릴 수 없는 실질적인 힘이 생기고, 어쩌면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 우리는 외교로 나아갈 수 있고, 경제 교류의 자유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을 둘러싼 미국의 동맹 중에서 한국이 중국을 찌를 수 있는 ‘단검’이 될 수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전에도 한미 동맹의 역할을 북한 견제를 넘어 대중국 견제로 확대해야 한다는 시각을 드러내 왔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 5월 한국의 지리적 위치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며 “(한국은)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이나 고정된 항공모함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브런슨 사령관이 최근 여러 차례 드러낸 ‘킬 웹’ 구상은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위험하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미국과 한국·일본·필리핀의 정보·지휘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한국·일본·필리핀 사이의 군사 협력을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이 동중국해의 중-일 갈등과 남중국해의 중-필 갈등에 원치 않게 휘말려 들어갈 위험을 안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을 ‘단검’에 비유하는 것은 구한말 일본에서 널리 퍼진 “한국은 일본의 심장을 겨냥한 단검”(야코프 메켈 프로이센 육군 일본 군사 고문)이란 표현과 유사하다. 당시 이 표현은 ‘조선을 러시아·청나라 같은 대륙 세력이 장악하면 일본 본토가 위협받기 때문에 일본이 먼저 장악해야 한다’는 논리로 사용됐다. 이후 청일전쟁(1894)·러일전쟁(1904)·한일합병(1910)으로 이어진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표현으로 쓰였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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