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면 됐다?…어설픈 관용으론 5·18 왜곡 못 막는다

광주일보 2026. 5. 27. 11: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금지·처벌법이 제정된 지 6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실제 처벌까지 이뤄진 사례는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현행 5·18민주화운동 특별법은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조롱·희화화·상업적 차용 행위는 직접 규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기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현행 5·18특별법은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하는 구조인데, 실제 수사 과정에서는 발언이 구체적 허위사실인지, 의견 표명인지, 가능성 제시인지 계속 따지게 된다"며 "왜곡 발언을 한 사람들도 '의견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피하려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왜곡·폄훼, 5·18 흔든다]
반복적 왜곡…솜방망이 처벌 <중>
특별법 6년째…처벌 사례 적어
왜곡 제보자 대상 2차 가해까지
5·18 조롱 처벌법 등 적극 대응
무관용으로 혐오 조장 단죄해야
/클립아트코리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금지·처벌법이 제정된 지 6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실제 처벌까지 이뤄진 사례는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재판이 차일피일 늦춰져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그나마 처벌받은 사례도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면서 역사 왜곡과 폄훼, 조롱성 표현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과거 5·18 광주 학살의 주범이자 왜곡의 근원인 전두환씨에게 ‘특별 사면’으로 풀어주는 등 어설픈 관용을 베풀면서, 오히려 “5·18을 왜곡해도 큰 처벌을 안 받는다”는 잘못된 신호를 준 것이 아니냐는 한탄도 나온다. 이 때문에 최근 발의된 이른바 ‘5·18 조롱 처벌법’ 등을 통해 혐오와 왜곡 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6일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5·18기념재단과 광주시, 5·18 단체 등이 이날 기준 5·18 왜곡, 폄훼 등으로 고소·고발한 사례는 26건에 그친다.

이 중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사건은 전두환 회고록 손해배상 사건(7000만원 배상), 지만원씨의 책 ‘북조선 5·18아리랑 무등산의 진달래 475송이’ 손해배상 사건(9000만원 배상) 등 2건에 그친다.

나머지 사건 상당수는 경찰·검찰 수사와 항소심, 보완수사 단계 등에 머물러 있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북한 개입·가짜유공자 등 허위 사실을 현수막에 게시하는 등 3건은 벌금형 구약식 처분을 받았다. 구약식 처분은 주로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예상되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에 대해 내려지는 처분이다.

5·18단체, 유공자가 지씨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소송과 형사 고소는 10여차례에 이르지만, 1건을 제외하고는 아직 확정판결이 나온 것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극우 성향 단체 회원들이 3년 전 광주를 찾아와 5·18을 ‘폭동’이라고 비하한 사건도 여전히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지난 2023년 4월 광주역 앞 광장 집회에서 “5·18은 공산당 간첩과 김대중 지지자들이 일으킨 합작품”, “광주 내 고정간첩들이 총을 쐈다”는 취지 발언을 한 혐의로 고발돼 현재 서울북부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같은 집회에서 “가짜 유공자, 북한 지령”등 왜곡 발언을 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도 마찬가지로 수사를 받고 있다.

북한군 개입설 등을 신문 기사 형태로 배포한 보수 매체 ‘스카이데일리’ 사건 역시 보완 수사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유튜브, 게임 플랫폼 등을 통해 허위사실이 반복 유포되고 있으나 수사, 처벌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성산 NK문화재단 이사장은 개인 유튜브 채널에 북한군 침투설 등을 주장하는 5·18 왜곡 영상 35건을 게시해 5·18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당했으나, 인천지검의 보완수사 결과 지난해 9월 불송치 결정됐다.

로블록스 왜곡 게임 ‘그날의 광주’ 제작자는 소년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에 송치됐으나, 뒤늦은 조치에 해당 왜곡 사실을 제보했다는 이유로 제보자를 조롱하는 게임을 제작하는 등 2차 가해가 행해지기도 했다.

반복되는 왜곡의 뿌리를 뽑으려면 법적으로 ‘섣부른 관용’을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18을 왜곡하는 이들에 대해 “이쯤 하면 됐다” 식으로 섣부르게 사면하고 형을 감경해줘도, 결국 반성 없는 왜곡의 반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5·18과 관련해 사형 선고까지 받았던 전씨를 특별 사면으로 풀어줬더니, 되레 ‘전두환 회고록’을 출판하면서 거리낌없이 5·18을 왜곡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 사례다 .

법조계와 광주 안팎에서는 최근 5·18 왜곡의 양상이 더욱 교묘해지는 데 따라 현행법으로는 처벌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 유포 통로가 다각화되면서 허위사실 유포의 사각지대가 커졌다는 것이다. 더욱이 현행 5·18민주화운동 특별법은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조롱·희화화·상업적 차용 행위는 직접 규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에서는 최근 이른바 ‘5·18 조롱 처벌법’ 논의도 시작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욱 의원 등은 지난 21일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조롱·모욕·희화화 행위까지 처벌 범위를 확대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기존 제8조에서 기존 허위사실 유포뿐만 아니라 5.18 민주화운동 및 희생자, 유족, 관련자 등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행위, 부인, 비방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현재 국회 상임위 심사 단계에 있다.

최기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현행 5·18특별법은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하는 구조인데, 실제 수사 과정에서는 발언이 구체적 허위사실인지, 의견 표명인지, 가능성 제시인지 계속 따지게 된다”며 “왜곡 발언을 한 사람들도 ‘의견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피하려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법원은 몇백만원 수준의 배상 등을 인정하고 있지만 왜곡 유포자들은 책 판매와 강연, 유튜브 후원 등으로 더 큰 수익을 얻고 있다”며 “허위·왜곡 표현 자체를 하나의 수익 구조로 보는 접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Copyright © 광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