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막바지에 무너진 서소문 고가…전문가들 “전형적인 건설사고 패턴”

철거 공사 막바지에 다다른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가 공사 현장에서 26일 구조물 일부가 붕괴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붕괴가 전형적인 건설사고 패턴을 보인다며 구조 검토와 작업 지시 등을 제대로 했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규용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건설사고가 발생하는 패턴이 거의 유사하다”며 “발주처, 감리, 시공, 전문 공정 체계가 서로 유기적인 관계로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사업 계약이 되면 최말단에 있는 전문 공정이 알아서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합시공사나 감리 등이 기술적으로 충분히 공법 선정이나 기술 지원을 제대로 했는지 등이 하나둘씩 빠지면서 붕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자꾸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이번 현장은 엄청나게 거대한 구조물도 아니고, 특별히 어려운 과정은 아니다”라며 “현장의 구조물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어디를 취약화할지 순서에 따른 작업 지시가 제대로 내려졌는지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 영상을 보면 내부에 매입된 철근이 꽤 부식돼 보인다”며 “구조 강성이 많이 약해졌을텐데, 이런 부분을 충분히 계산하고 작업을 했는지 (조사해) 봐야 한다”고 했다.
구조적 특성상 붕괴 위험이 상존하는 작업이었음에도 하부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은구 을지대 안전공학 교수는 “철거 작업 중 철근 절단을 하면 당연히 붕괴 우려가 있는데, 그 밑에 작업자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그 밑에 작업자를 대피시키거나 통제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철로에 열차가 다니는 중이었다면 더 큰 참사가 됐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건설된 지 60년이 지난 서소문 고가차도는 2019년 3월 교각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고, 직후 실시한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시는 매년 수십 억원의 비용을 들여 안전 점검과 보수·보강을 해오다 지난해 단순 보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전면 철거를 결정했다.
윤세윤 경기대 토목학과 교수는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철거에 들어간 교량은 언제든 예측치 못한 문제가 터질 수 있어 극도로 주의해야 한다”며 “안전관리를 더 잘 해야 했다”고 말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하주언 기자 e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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