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킷이 축제가 됐다…'변화' 올라탄 20주년 슈퍼레이스
6000클래스 금호 이창욱, 개막 3연승 독주
![24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슈퍼레이스에서 관람객들이 그리드를 걷고 있다. [출처=슈퍼레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552778-MxRVZOo/20260526150716734qyvx.jpg)
[영암=진명갑] 24일 오전 10시께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 오전부터 몰려든 차량 행렬로 경기장 주변이 북적였다. '2026 ONE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슈퍼레이스)' 3라운드 결승을 보러 온 인파였다.
경주용 차량들의 엔진음이 트랙을 가득 메운 가운데, 이날 KIC는 단순한 자동차 경주장이 아니었다. 푸드트럭과 체험 부스, 다채로운 뮤직 페스티벌까지 가족 단위 관람객으로 들어찬 현장은 거대한 축제의 장에 가까웠다.
![관람객들이 드라이버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진명갑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552778-MxRVZOo/20260526150718038wkzs.jpg)
◆보는 즐거움에 듣는 즐거움 더한 '뮤직 페스티벌'
올해 슈퍼레이스의 가장 큰 변화는 '음악'이었다. 슈퍼레이스는 영암 대회에서 레이스와 음악을 결합한 '파크 뮤직 페스티벌'을 처음 선보였다. 단순한 축하 공연 수준을 넘어, 레이스와 나란히 즐기는 별도의 음악 축제를 기획한 것이다. 서킷을 채운 굉음 사이로 무대 위 음악이 더해지자, 경기장은 단숨에 페스티벌 현장으로 바뀌었다.
무대에는 넬과 QWER, 김창완밴드, 멜로망스, 데이브레이크, 잭킹콩, 산보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출연진이 올랐다. 이들은 경기 사이사이 무대를 채우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폭넓은 라인업은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공연이 시작될 때마다 무대 앞은 인파로 가득 찼다.
노림수는 분명했다. 좋아하는 가수를 보러 온 관객이 인터미션에 자연스럽게 레이스를 접하도록 해, '보는 즐거움'에 '듣는 즐거움'을 더한 것이다. 공연을 즐기던 관객이 트랙으로 시선을 돌리고, 레이스를 보러 온 팬이 다시 무대 앞으로 모이는 풍경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모터스포츠와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문 시도였다.
전략은 적중했다. '파크 뮤직 페스티벌'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음악을 매개로 새로운 관객층을 서킷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뮤직 페스티벌 외에도 즐길 거리도 가득했다. 푸드트럭이 늘어선 먹거리 존은 정오 무렵 만원을 이뤘고, 레이싱 시뮬레이터와 카트 체험, 미니카 레이싱 등의 체험 현장에서는 부모와 아이들, 연인, 친구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관람객들이 팬존에 마련된 푸드트럭을 통해 다양한 음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진명갑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552778-MxRVZOo/20260526150719334ywzj.jpg)
◆6000클래스 이창욱, 완벽한 폴투윈으로 3연승
슈퍼레이스 최대 흥행 카드 6000클래스에서 주인공은 금호SLM의 이창욱이었다.
이창욱은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클래스 예선부터 압도적이었다. 이창욱은 예선에서 2분9초699로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 이는 자신이 지난 시즌 세운 종전 트랙 레코드 2분10초540을 0.841초 앞당긴 기록이다.
결승 경기에서도 27바퀴를 1시간1분16초336에 돌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개막 3연승을 기록했다.
이번 3라운드는 의무 피트스톱 규정이 적용돼 타이어 전략이 승부의 변수로 떠올랐지만, 이창욱의 질주를 막을 수는 없었다.
넥센타이어를 쓰는 팀들은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고 급유만 하는 전략으로 피트 시간을 줄여 이창욱을 추격하려 했다. 반면 금호타이어를 단 금호SLM은 급유와 함께 뒷타이어를 교체하는 전략을 택했다. 피트 작업량이 다른 만큼 정차 시간 차이도 컸다. 이날 이창욱의 피트스톱은 30초가 걸린 반면, 2위 장현진(서한GP)은 급유만으로 12초 만에 작업을 마쳤다.
이창욱은 피트에서 18초가량을 더 쓰고도 8.409초 차로 우승하며, 금호타이어의 레이스 페이스 우위가 전략 차이를 상쇄하고도 남았음을 보여줬다.
이창욱은 경기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호타이어 팀원들이 좋은 차량을 만들어서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화' 올라탄 슈퍼레이스, 잠재력은 무궁무진
모터스포츠는 한국에서 그간 '비주류'로 취급돼 왔다. 하지만 넷플릭스 시리즈 '본능의 질주'의 인기와 브래드 피트 주연 영화 'F1'의 흥행으로 모터스포츠를 향한 관심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국제 무대에서 거둔 성과도 이런 열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슈퍼레이스는 국내 모터스포츠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다. 지난해 시즌 중 지휘봉을 잡은 마석호 대표는 '변화'와 '산업의 성장'을 화두로 내걸었다. 음악 페스티벌을 비롯한 올해의 새로운 기획들은 그 철학이 현장에 옮겨진 결과물이다. 실제로 이날 영암 대회에는 가족과 연인, 젊은 관객까지 다양한 인파가 몰리며 경기장이 하나의 '축제'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줬다.
2006년 출범해 20년간 한국 모터스포츠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슈퍼레이스. 이 대회의 변화는 곧 국내 모터스포츠 산업의 성장과도 직결된다. 20주년을 맞아 변화의 시동을 건 슈퍼레이스의 실험에, 모터스포츠 안팎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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