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헌법 이어 총련 강령에서도 통일 관련 조항 삭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통일 관련 강령을 삭제했다.
총련 활동과 북한 소식을 전하는 조선신보는 총련이 지난 23∼24일 일본 도쿄 조선문화회관에서 제26차 전체대회를 열고 총련 강령과 규약 개정을 전원일치로 채택했다고 26일 보도했다. 바뀐 강령은 통일 관련 내용을 담은 6조이며, 지난 4일 개정이 이뤄졌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밝혔다.
총련은 지난 2004년 제20차 전체대회에서 “우리는 6·15 북남(남북)공동선언의 기치 아래 재일동포들의 민족적 단합과 북과 남, 해외동포들과의 유대를 강화 발전시키며 반통일 세력을 배격하고 연방제 방식으로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성취하는 데 모든 힘을 다한다”는 내용의 강령을 채택했다. 이번엔 이 부분을 “우리는 동포사회에서 우리 말과 글, 조선의 역사와 문화, 미풍양속을 귀중히 여기며 전 동포적인 문화운동으로 세대를 이어 민족성을 고수해 나간다”로 대체했다.
총련의 강령 개정은 북한 헌법에서 통일 관련 조항이 삭제된 것과 같은 ‘반통일’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 6일 공개된 북한 개정 헌법엔 기존 헌법 9조에 있던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한다”는 내용이 삭제됐다.
다만 총련 강령 개정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북한 인민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담기지 않았다. 신문은 총련이 강령 및 규약의 개정을 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전원일치로 채택했다는 사실 정도만 보도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제26차 전체대회에 축전을 보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총련 결성 70돌을 맞아 ‘결성 세대의 애국정신을 이어 재일조선인운동의 위대한 새 역사를 써나가자’는 서한을 보냈지만 이번엔 상임위원회의 축전으로 대체했다. 총련의 박구호 제1부의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해 보낸 서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투쟁기의 방향은 동포들의 권익옹호와 민족교육사업을 비롯한 새세대육성, 동포사회에서의 민족성 고수의 현 상황을 기어이 타개하고 재일조선인운동의 전면적 발전의 새 국면을 열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총련은 또 이번 전체대회에서 허종만 의장을 총련 중앙상임위원회 의장으로 재선출하고, 중앙상임위원회를 새로 구성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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