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벤처스, 베트남서 'L-캠프' 가동…현지 스타트업과 롯데 계열사 잇는다
韓日 이어 베트남 확장…글로벌 스타트업 플랫폼 구축 속도

[더구루=진유진 기자] 롯데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롯데벤처스가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 공략에 본격 나선다. 현지 유망 스타트업과 롯데 계열사를 연결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동남아 시장 내 신사업 발굴과 사업 협업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국내와 일본에 이어 베트남까지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을 넓히면서 롯데의 글로벌 스타트업 네트워크 구축 전략도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벤처스베트남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베트남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2026 L-캠프 베트남(L-CAMP Vietnam 2026)'을 공식 출범했다. 베트남 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롯데 현지 사업 생태계와 연결하고, 실제 사업 적용과 개념검증(PoC) 협업 기회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국내 오픈이노베이션·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기업 임팩트스퀘어와 공동 운영한다. 양사는 그동안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민관협력(ODA) 프로그램 'KOICA IBS-ESG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베트남 스타트업 투자와 생태계 육성 사업을 함께 진행해왔다. 이번 역시 해당 사업의 연장선에서 추진됐다는 설명이다.
롯데는 현재 베트남에서 유통·커머스·외식·호텔·엔터테인먼트·물류·기술·부동산 등 사업을 폭넓게 전개 중이다. 이번 프로그램으로 롯데마트와 롯데리아, 롯데시네마, 롯데호텔, 롯데몰 등 현지 계열사 인프라를 활용해 현지 스타트업과의 제품·서비스 실증 협업은 물론, 장기 사업 파트너십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선정 기업에는 총 8만 달러(약 1억2000만원) 규모의 PoC 지원금과 함께 멘토링, 사업 지원, 투자자 네트워킹, 전략 파트너 연결 기회 등도 제공한다. 향후 롯데벤처스베트남의 투자 유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교육형 액셀러레이터보다 현장 적용에 무게를 뒀다. 모집 분야 역시 리테일·이커머스, 인공지능(AI)·로보틱스, 호텔·엔터테인먼트, 식음료(F&B)·헬시푸드, 프롭테크, 물류·공급망 등 롯데 사업군과 직접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미 초기 제품시장적합성(PMF)을 확보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동남아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성장세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현지 스타트업들은 대기업 협업과 실증 기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롯데벤처스는 이 지점을 파고들고 있다. 실제 국내 L-캠프 프로그램도 그룹 계열사와의 PoC 연계를 핵심 구조로 운영해왔다. 올해 국내 L-캠프 14기 역시 AI·로보틱스·푸드테크 분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계열사 협업과 직접 투자 검토 등을 병행하고 있다.
롯데벤처스의 해외 스타트업 플랫폼 확대 흐름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앞서 롯데벤처스는 지난 2024년 일본 도쿄에서 한·일 스타트업 교류 프로그램 'L-캠프 재팬'을 운영했고, 한국·일본·미국·베트남을 연결하는 '롯데 스타트업 크로스보더 프로그램'도 출범시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스타트업 투자를 미래 성장동력 확보 전략 중 하나로 보고 관련 투자와 협업 확대를 지속 주문하고 있다.
팜 후이(Huy Pham) 롯데벤처스베트남 대표는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가 점차 성숙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스타트업들이 실제 사업 환경에서 실행력을 검증할 수 있도록 대기업 협업 기회를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프로그램 지원 접수는 다음 달 19일까지 진행된다. 최종 선발 기업은 오는 7~12월 롯데 계열사와 협업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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