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습 채비? 이스라엘 공항에 공중급유기 수십 대 배치

문재연 2026. 5. 2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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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정보 당국자들, 연휴계획 취소
트럼프, 장남 결혼식 불참
이란, 美 최종제안 검토 중
파키스탄·카타르 중재 총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중국 베이징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스라엘 최대 민간 공항에 공중급유기 수십 대를 집중 배치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불발되면 공습을 재기하기 위한 전력 증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중재국을 자처하고 있는 파키스탄과 카타르, 이라크 등은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막판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달 기준 미국의 공중급유기 52대가 주기돼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인 2월 말까지만 해도 급유기는 36대 수준이었다. 4월초 휴전 발효 시점에는 47대로 늘었고, 이번주 52대로 증가했다.

공중급유기는 전투기가 공중에서 연료를 보충받을 수 있게 해 작전 반경과 체공 시간(공중에 머무는 시간)을 크게 늘린다. 장거리 공습 작전의 핵심 자산인 셈이다. 미국은 대(對)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 때도 KC-135·KC-46 계열 급유기를 중동 전역에 배치해 미군·이스라엘 전투기의 이란 종심 타격을 지원했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이날 미국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 관련 국가안보팀 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JD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마지막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명령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시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해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이고 결정적인" 대규모 군사작전을 단행한 뒤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을 끝내는 방안까지 거론했다고 액시오스에 말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같은날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며칠 안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에너지 인프라 등 경제 시설을 겨냥해 단기 공습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CBS뉴스는 정부 관계자들이 연휴 개인 일정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5월 마지막 월요일인 25일은 미국 현충일에 해당하는 '메모리얼 데이'로 23~25일 사흘간 연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주말에 열릴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베티나 앤더슨의 결혼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공습 재개 조짐에 중재국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파키스탄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은 22일 이란 테헤란을 방문했고, 카타르 협상단도 이란을 찾았다. 푸아드 후세인 이라크 외무장관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의 통화에서 "전쟁 종식과 지역 안정 회복을 고대한다"며 협상 지지 입장을 밝혔다.

협상의 핵심 쟁점은 핵 문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장기 중단과 무기급에 근접한 핵물질의 미국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해협 봉쇄 해제, 금융 제재 완화를 먼저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도 "이번 협상의 초점은 전쟁 종식이며, 현 단계에서 핵 관련 의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첨예한 이견에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은 4월 8일부터 이어진 휴전을 연장하고, 향후 종전을 위한 협상 틀을 제시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

미국은 20일 이란 측에 '최종 제안'을 전달했다. 이란은 이르면 이날 무니르 총장을 통해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연계 타스님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사안에서 이전보다 진전이 있었지만, 모든 이견에 대한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어떤 합의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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