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發 성과급 후폭풍] ③극적 타결에도 재계 경고음
외신 일제히 속보…경총 “확산 안 돼”, 주주들 “파업 제한 법안 만들라”

이번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협상안 잠정 합의는 해외에서 큰 이목을 끌었다. 블룸버그ㆍ로이터ㆍWSJㆍAFPㆍ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일제히 긴급 속보를 타전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의 생산 중단 우려가 낮아지면서 데이터센터 서버부터 스마트폰ㆍ전기차에 이르는 글로벌 기술 공급망 전반의 리스크가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번 합의가 여러 차례 결렬 위기를 겪은 끝에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극적으로 도출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파업이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 전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한국 정부가 긴급 중재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게 노사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등 재계는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았다고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합의는 삼성전자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것인 만큼, 노동계가 이를 일반화해 과도한 성과급 요구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켜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세전 영업이익의 12%를 미리 계산해 성과급으로 연동ㆍ할당하는 노사 잠정 합의는 위법”이라며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주주 결집에도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주주명부 열람을 통해 주주서한을 보내고, 단체의 네이버 카페 및 주주 행동 플랫폼인 ‘액트’ 등을 통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소송인단 결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소송 관련 비용도 주주 모금 절차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주단체인 ‘삼성전자 주주행동 실천본부’도 노조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들은 “납기일이 생명인 반도체 산업의 급소를 틀어쥐고 국가 경제 인질극을 벌였다는데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만약 찬반투표가 부결되고 망국 파업을 강행한다면 정부가 그 즉시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정치권에서 이런 파업을 제한적으로나마 금지할 수 있는 법안을 당장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주식시장은 협상 국면 내내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주가는 교섭 결렬 소식이 전해진 오전 11시25~35분 사이 10분만에 6.38% 폭락했다가, 추가 대화 가능성이 열리자 낙폭을 만회해 전일 대비 0.18% 오른 27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21일 종가는29만9500원으로 전일대비 2만3500원(8.51%) 올랐다.
최근 한달간(4월20일~5월20일)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은 28.67%로, SK하이닉스(49.66%)의 절반 수준에 그쳐 파업 불확실성이 주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정부는 산업계 전반의 노사갈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긴 하다”면서도 “노사 협상이 합리적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노조의 ‘영업이익 배분 요구’에 비판적 인식을 드러낸데 대해서는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의 차이를 분명히 하신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은 사회적으로 조금 더 검토되고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했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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