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없는 ‘한국형 원전 피격 규탄’ 대오…UAE·독일 “이란 비열한 테러”
UAE 직접 만나 “이란의 민간 테러공격 논했다”
‘서방 자작극’ 주장 이란 “메르츠씨 당신 위선”
UAE대통령고문 “이란 민병대, 원전 표적 범죄”
이라크發 드론 ‘곤혹’ 이라크 정부도 공격 규탄
전쟁중 활개 이라크내 親이란 무장대 소행의심
유로뉴스 “이란 지원조직들 걸프국 공격 반복”
걸프 원전들 표적…英·印·아랍권 등 피격규탄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통신사인 왐(WAM)은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 보도와 함께 X 계정 등을 통해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왼쪽) UAE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방독해 프레드리히 메르츠(오른쪽) 독일 총리를 만났다고 알렸다. [wamnews X 계정 게시물]](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1/dt/20260521192818794kdwy.png)
한국이 수출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외곽 전력설비가 자폭드론 공격을 받은 사건 이후, UAE와 유럽권에서 이란 정권 배후 의혹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정부에선 현지 기술인력 안전과 방사능 수치 이상없음을 확인한 것 이상의 공식 입장 없이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UAE 국영 통신 왐(WAM)은 21일(현지시간)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프레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알렉산더 도브린트 내무장관을 연이어 만나 회담했다고 보도하면서, 바라카 원전 피격을 이란의 테러 공격 일환으로 거론했다.
왐은 메르츠 총리와의 회담에 관해 “압둘라 장관은 UAE가 상호 이익과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위해 독일과의 협력을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전하는 한편 “회담에선 지역 정세와 함께 UAE 내 민간시설을 겨냥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 등 이란의 ‘테러공격’ 여파가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라크 영토에서 발진한 드론 공격에 대해서도 논의됐는데 그(3대)중 하나는 지난 17일 바라카 원전을 표적 삼아 내부 구역 외부의 발전기를 타격했다”며 “메르츠 총리는 이런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며 UAE에 대한 독일의 연대를 재확인했다. 압둘라 장관은 이에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왐은 도브린트 장관 면담 보도에서도 “이란이 UAE 내 민간 시설과 거점을 목표로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사용해 자행한 비열한 테러공격의 파장에 대해 논의했다”며 바라카 원전 건을 가리켜 “도브린트 장관은 이런 비열한 테러 공격들에 대한 독일의 규탄과, UAE에 대한 연대를 표명했다”고 알렸다. 압둘라 장관은 독일 측 지지에 감사하며 UAE내 독일 방문객·거주자 안전 확보를 재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25년 11월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 중 프레드리히 메르츠(왼쪽)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X 계정 사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1/dt/20260521192820128cmsc.png)
앞서 메르츠 총리는 18일(한국시간) 총리 명의 X 공식 계정에 “UAE와 다른 파트너들에 대해 이란이 다시 감행한 공습을 강하게 규탄한다. 핵시설 공격은 지역 전체에 사는 사람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다. 더 이상의 폭력사태 확대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이란은 미국과 진지한 협상에 나서야 하며, 이웃 국가 위협을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어떠한 제한도 없이 개방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주요국 정상 명의로 바라카 원전 공격 주체를 이란으로 잠정한 규탄 성명을 내 주목됐다. 그러자 이란 지도부에선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이 19일(현지시간) X를 통해 “프레드리히 메르츠씨, 당신의 위선은 너무나 명백하다”며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이 이란의 안전하게 보호되는 핵시설을 공개적으로 공격했을 때 그들(서방 세계 지칭 추정) 비난 대신 변명과 정당화로 일관했다”고 반발했다.
이어 “그러나 이란이 가짜 깃발작전(자작극)으로 의심하는, UAE조차 공식적으로 이란의 소행이라고 인정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선 바로 그 목소리들이 갑자기 ‘국제법’과 ‘지역 안보’란 엄숙한 언어를 들먹인다. 핵시설 공격이 지역 주민 위협이란 원칙은 모든 국가에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말~4월초 이란 남부 부셰르 원전이 미·이스라엘 공습에 피격한 점을 상기시킨 셈이다.
이란 부셰르 원전이나 바라카 원전은 원자로 타격에까지 이르진 않은 상태다. UAE 당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17일 피격으로 비상 디젤발전기를 가동 중이던 바라카 원전 3호기 외부 전력이 하루 만에 정상복구됐다고 18일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전력 복구를 환영하되 “원전과 원자력 안전에 중요한 기타 기반시설들은 결코 군사활동 표적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부근에 건설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연합뉴스 사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1/dt/20260521192821723bjln.png)
이란을 향한 UAE측의 도덕적 질타는 계속되고 있다. 왐은 전날(20일)에도 “UAE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라크 영토에서 발발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의 주요 민간시설을 표적삼은 흉악한 테러공격을 강력히 규탄하고 절대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며 이라크 정부에 예방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19일엔 UAE 국방부가 “지난 48시간 동안 민간인 거주지역과 주요 시설을 표적으로 삼으려 한 적대적 드론 6대를 탐지하고 성공적 격퇴했다”며 “바라카 원전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 관련 조사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당일 공격에 사용된 드론 3대(2대 격추, 1대가 원전 내부 경계 외곽 발전기 공격)와 이후 요격된 드론들이 모두 이라크 영토에서 발사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정작 이라크 외무부에서도 UAE 측 조사결과 발표에 앞선 18일 “UAE에 대한 드론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 공격으로 알다프라 지역 바라카 원전 발전소 외부 발전기에 화재가 발생했다. 외무부는 UAE와의 전폭적인 연대를 표명하고 UAE의 주권과 안정을 수호하는 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드론 공격의 주체는 친(親)이란 무장세력으로 추정되고 있다.
UAE 외교장관을 지낸 안와르 가르가시 대통령고문은 앞서 18일 X에 “청정 바라카 원전 테러 공격은 그게 ‘진짜 주체로부터이든 그 대리인을 통하든’ 국제법과 관행을 위반한 심각한 긴장 고조이자 암울한 장면으로, UAE와 그 주변 지역 민간인 생명을 범죄적으로 경시하는 행위”라며 “이 지역이 악의 세력, 혼란, 파괴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데 직면한 도전의 본질을 재확인시켜준다”고 이란을 겨냥했다.
가르가시 고문은 20일에도 X에 “이라크에서 이란 민병대가 평화적 핵에너지 발전소인 바라카를 표적으로 삼은 건 지역이 직면한 위협의 규모를 보여준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납치·해적 행위의 무대로 만드는 게 세계경제와 국제질서 위협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라카를 표적삼는 행위 역시 의도된 범죄행위이자 직접적인 국제법 침해”라고 썼다. 그는 이날 이란의 해협 장악시도를 규탄하기도 했다.
![지난 3월 22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기구 소유의 메흐르 통신 등 이란 준관영 매체들은 바라카 원전 등 페르시아만 연안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10개 발전소 이름과 위치, 발전 형태와 용량을 표시한 이미지를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하며 이들을 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메흐르통신 텔레그램 캡처]](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1/dt/20260521192823185yynj.png)
범유럽 방송사 유로뉴스는 19일 UAE국방부 조사결과를 보도하며 “테헤란(이란 지도부) 지원을 받는 단체들이 걸프 지역 에너지 기반시설을 반복적 공격해 온 전쟁에서 (여전히) 상당한 공세를 펼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란 지원을 받는 이라크 민병대 인민동원군(PMF)은 이란 전쟁 발발 후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600회 이상 공격했다. 이들 준군사단체는 걸프국가를 반복적으로 공격해왔다”고 짚었다.
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단체 중 하나는 레바논의 동명(同名) 단체와 별개 조직인 ‘카타이브 헤즈볼라’(KH)로 미국에 의해 테러 조직으로 지정됐다”며 “이들을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그다드(이라크 지도부)는 이(걸프국 공격)를 강력하게 비난해왔다”고 설명했다. 바셈 알 아와디 이라크 정부 대변인이 “UAE를 겨냥한 최근 드론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낸 점도 주목했다.
매체는 “2003년 미국 주도의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이 축출된 후, (후세인 정권과 8년 전쟁했던) 이란의 이라크 내 영향력은 급격히 확대됐다. 테헤란은 이라크에 자금·무기·훈련을 제공하는 준군사조직 네트워크를 통해 권력 공백을 메웠다”고 정규군과 민병대 병행안보체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유로뉴스는 UAE 서부 국경에 진입한 드론에 대해 “바라카는 사우디아라비아 및 카타르 국경과 인접해 있으며, 이번 공격은 걸프 지역 전반에 걸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며 “(UAE) 국가전력 약 4분의1을 생산하는 바라카 원전을 테헤란 정권은 목표로 삼았다. 지난 3월 이란 국영언론(메흐르 통신)은 바라카를 포함한 여러 에너지 발전소를 잠재적 공격목표로 삼은 목록을 발표했다”고 상기시켰다.
한편 바라카 원전 피격에 영국, 사우디·바레인·카타르(아랍권), GCC, UAE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국가인 인도, 아프리카권의 모리타니, 57개국이 가입한 이슬람협력기구(OIC) 등도 규탄한 상황이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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