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히자 비료값 폭등…글로벌 식량위기 “눈앞”
FAO “6~12개월 내 농식품 충격 현실화”
비료값 두배 뛰고 식량가격 3개월 상승
“농사 포기 늘면 여파 2027년까지 지속”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세계 식량위기 데드라인이 6~1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고 경고했다. 지금 당장 각국 정부와 농업인이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심각한 식량가격 위기를 피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각) FAO는 공식 누리집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일시적 물류 차질이 아닌 구조적 농식품 충격이라며 위와 같이 밝혔다.
◆비료값 두배, 식량가격 3개월 연속 상승=3월30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2월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봉쇄됐고 해협 통과 선박은 95% 이상 급감한 상태다. 이 해협은 세계 비료 교역량의 최대 30%,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 원유의 약 27%가 통과하는 핵심 물류 경로다.
4월2일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봉쇄 이후 비료 가격은 두배 이상 뛰었다. 19일 유럽 방송사 유로뉴스에 따르면 질소 비료 판매 가격은 2024년 평균 대비 70%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세계은행은 올해 비료 가격지수가 3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식품 원자재 가격의 월별 변동을 추적하는 FAO 식량가격지수도 중동 분쟁과 에너지 비용 상승 여파로 4월까지 3개월 연속 올랐다.
FAO는 이번 충격이 에너지에서 시작해 비료·종자로 이어진 뒤 수확량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식품 인플레이션까지 전달될 것으로 분석했다. 막시모 토레로 FAO 수석 경제학자는 20일 FAO 팟캐스트에서 “잠재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각국의 충격 흡수 능력을 높이고 이러한 사태에 대한 복원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확량 감소, 2027년까지 이어진다=7일 FAO에 따르면 취동위 FAO 사무총장은 비료 공급 차질이 올해 하반기와 다음해까지 수확량 감소와 식량 공급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료 공급이 몇 주만 늦어져도 농민들은 비료 사용량을 줄이거나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고 그 여파는 다음 수확기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FAO는 단기 대응책으로 아라비아반도 동부와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를 경유하는 대체 육상·해상 경로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이밖에도 ▲에너지·비료·농업 투입재에 대한 수출 제한 금지 ▲인도적 식량 흐름 보호 ▲질소 비료 사용을 줄이는 곡물·두류 혼작 긴급 도입을 권고했다. 올해 여름 엘니뇨 발생 가능성도 높아 가뭄과 강수 이상 등 기후 충격이 식량위기에 추가로 겹칠 수 있다고 FAO는 경고했다.
◆EU 비료 행동계획 발표…실효성엔 의문=19일 유럽 집행위원회 공식 자료에 따르면 유럽 집행위원회는 비료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비료 생산 확대와 수입 의존도 축소, 저탄소 대안 비료 육성 등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20일 유로뉴스에 따르면 유럽 농민·농업협동조합 연합(Copa Cogeca)은 단기 타격을 해소할 경제적 구제 조치가 없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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