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비디아·중동 훈풍에 코스피 8.4% 폭등
반도체 대형주 급등 속 에스엘 등 지역주도 강세

장중 8천 선을 넘어선 뒤 급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국내 증시가 21일 급반등했다. 중동 전쟁 종전 기대감과 미국 반도체주 강세,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잠정 합의 소식이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42% 오른 7천815.5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4.73% 상승한 1천105.97로 마감했다. 지난 15일 장중 8천 선을 터치한 뒤 큰 폭의 조정을 받았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낙폭을 상당 부분 되돌리며 7천800선을 회복했다.
출발부터 강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277.42포인트 오른 7천486.37로 개장한 뒤 장 초반 상승 폭을 빠르게 키웠다. 오전 9시24분에는 코스피200선물지수 급등으로 유가증권시장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56.78포인트, 5.04% 오른 1천182.74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3분 뒤인 오전 9시27분1초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발동 당시 코스닥150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09.70포인트, 6.20% 오른 1천876.40을, 코스닥150현물지수는 102.95포인트, 5.80% 상승한 1천876.41을 나타냈다. 국내 양대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동시에 발동된 것은 지난 4월8일 이후 처음이다.
반등의 중심에는 반도체주가 있었다.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파업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엔비디아 실적 호조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5% 오른 점도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힘을 보탰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8.51% 오른 29만9천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11.17% 급등한 194만 원으로 마감했다.
대외 변수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과 관련해 "최종 단계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진정되고 미국 국채금리도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났다.
대구·경북 상장사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에스엘은 16.30% 급등했고 포스코DX는 7.76%, 이수페타시스는 5.10%, 엘앤에프는 4.44% 올랐다. 코스닥에서는 에스앤에스텍이 6.67% 상승했고 경창산업 5.27%, 삼보모터스 4.92%, 피에이치에이 4.37% 등 자동차부품과 반도체 관련 지역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에스엘의 상승 폭이 컸다. 증권가에서는 에스엘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데다, 기아 PBV 라인업과 현대차·기아 신차 공급 사이클에 따른 수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동시에 반영되며 국내 증시가 강하게 반등했다"며 "다만 단기 변동성이 커진 만큼 지수 자체보다 실적과 수급이 뒷받침되는 업종 중심으로 시장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km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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