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농협 거듭나야” 李 주문 일주일만에…회장 직선제 수용
조합장 간선→조합원 직선제 변경
감사체계 개편·내부통제 강화 등
개혁위 권고 13개 혁신과제 추진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이 조합장 간선제에서 조합원 직선제로 변경된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강 회장은 “민주적이고 책임 있는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조합원 직선제를 적극 수용하겠다”며 “다만 지역 갈등과 농협의 정치화, 금권 선거 부작용 등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어 선거 공영제 도입 등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농협이 ‘진짜 농협’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한 뒤 1주일 만에 나왔다. 농협은 20일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농협 개혁 방안을 논의한 뒤 이날 직선제 수용을 공식화했다.
논란이 됐던 농협 외부 감사위원회 신설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감사위 신설에 따른 중복 규제와 인력·운영비 증가 등으로 경영 전반의 자율성과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내부감사 기능을 철저히 보완하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는 실효적 방안을 강구하고 학계·농민단체·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론화를 거쳐 최적안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은 이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 임원 추천 공정성 강화 등 농협개혁위원회가 권고한 13개 혁신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안의 핵심은 조합원 권한 강화다. 농협은 선거제도 개선을 통해 조합원의 의사가 농협 운영에 더 잘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조합원 직선제는 농협의 의사 결정 구조를 보다 조합원 중심으로 바꾸는 상징적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직선제를 실제로 어떻게 설계할지는 남은 과제다. 조합원의 참여를 넓히는 동시에 선거 과열과 정치화 가능성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 단위 조합원이 중앙회장 선거에 직접 참여할 경우 선거 관리 비용과 후보 검증 방식, 지역 조합과 중앙회의 관계 설정 등도 함께 정리돼야 한다.
내부통제 강화도 주요 축이다. 농협은 감사 기능을 보완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학계와 농민단체 등 외부 의견도 수렴해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공적 책임이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농협이 조합원 직선제 수용 방침을 밝히면서 농협 개혁 논의는 선거제도와 감사 체계 개편을 중심으로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합원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부 주도의 제도 개편과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어떻게 조화시킬지는 향후 논의 과정의 쟁점으로 남아 있다.
농협 관계자는 “정부·국회 등과 긴밀히 소통해 책임 있는 혁신을 완수하겠다”며 “농업인과 국민이 기대하는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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