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극복·결실’ 이관형씨 부부 “결혼은 최고의 회복… 행복합니다”
정신질환 관계자 예배서 만나
‘이혼언급·약물남용 금지’ 약속
“무슨일 있어도 아내 안아줄 것”

“제게 결혼은 평생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소원이었습니다.”
조현병 환자 이관형(42·사진 왼쪽) 씨는 정신질환을 극복하고 약 1년간 연애 끝에 지난해 12월 6일 같은 병을 지닌 이선아(42·가명·오른쪽) 씨와 결혼했다. 부부의날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광진구에서 만난 이 부부의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사랑과 신뢰, 의지가 가득했다.
둘은 정신질환 관계자들의 예배모임인 온누리교회 한마음공동체에서 2022년 처음 만났다. 선아 씨는 그때부터 따르는 동생들이 많던 관형 씨의 리더십과 통찰력 등을 보고 짝사랑을 시작했다. 관형 씨도 이후 선아 씨의 선한 모습에 마음이 갔지만, 쉽사리 용기 낼 수가 없었다. 서로의 마음을 모른 채 시간만 지나던 때 오작교가 된 건 선아 씨의 아버지였다. 2024년 11월 한마음공동체 제주도 수련회에서 우연히 관형 씨와 한방을 쓰게 된 선아 씨 아버지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시켜줬다. 직후 둘은 정식 연애를 시작했다.
선아 씨에게 남편은 본인을 살려준 사람이었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하며 예금 만료될 때까지만 인생을 이어가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살던 때 남편을 만났다. 선아 씨는 “학교와 직장 모두 어머니가 정해줬고, 제가 결정하고 책임지는 걸 한 적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사랑을 받으니 달라졌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결혼하면 내가 정말 행복하게 해줄게’라는 약속을 하던 남편에게 “행복을 쉽게 단언하지 마”라고 하던 선아 씨는 요즘 행복하다는 말을 늘 달고 다니는 사람이 됐다. 선아 씨는 “제게 결혼은 최고의 회복”이라고 고백했다.
부부는 정신질환 병식(病識) 속에서 사랑을 지키기 위한 의지와 노력을 더 키웠다. 남편은 교회 집사들에게 “아내가 혹여나 스스로에게 극단적 행동을 해도, 제가 마음의 상처를 입는 한이 있어도 아내를 안아줄 겁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성평등가족부 산하 강북구가족센터에서 신혼기 부부 상담·검진 등을 비롯해 구청과 교회의 부부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했다. 둘은 극단적 시도, 약물 과다복용, 불륜·폭력이 아닌 이상 이혼이라는 말 등 금지 원칙을 세웠다. 조용혁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은 현대 약물치료로 환자의 70%가량이 증상 관해(완치)에 도달할 만큼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며 “사회 속에서 배우자와 함께 매일의 삶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가장 강력한 치료이자 회복의 완성”이라고 진단했다.
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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