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적 두 국가론과 통일부 존폐 문제[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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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전범국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서 동·서독으로 분단됐다.
정동영 장관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과 달리 평화 공존을 전제한 두 국가론이라지만, 이는 통일부 장관이 할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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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전범국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서 동·서독으로 분단됐다. 그러나 남북한의 분단은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미국과 소련 간의 타협의 결과였을 뿐이다. 해방 직후부터 외세에 의한 분단을 겪은 우리 민족의 통일에 대한 의지는 강력했으며, 남북한 모두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것이 당연시됐다.
6·25전쟁 이후 남북한의 통일정책에는 변화가 많았지만, 통일 자체를 부정하는 일은 없었다. 전쟁 직후 남북한의 적대적 대치 상태에서도 통일을 포기하지 않았고, 탈냉전 시대를 맞아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되고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할 때는 서로를 통일의 동반자로 인정했다. 그렇게 서로를 남과 북으로 표현하고, 독립된 국가가 아닌 통일을 향한 과도적 단계로 인정했는데, 2023년 김정은 정권이 적대적 두 국가론 주장에 따라 기존의 통일정책을 포기하면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김일성·김정일 정권에서 계속 유지됐던 통일 관련 정책이나 표현들까지 전면 금지하는 김정은의 강경한 태도와 관련, 여러 분석이 있다. 동독의 붕괴를 교훈 삼아 북한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통일 논의 자체를 막으려는 것이라거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주목할 점은, 북한에서 헌법 개정까지 하면서 두 국가론에 대못을 박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분단 고착화를 비판하던 태도에서 180도 돌아선 것이다. 물론 북한의 규범체계상 헌법이 실질적인 최고법이라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며, 최고권력자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바뀔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당분간 북한의 두 국가론은 사실상 통일의 포기로서 남북 관계, 특히 남북 통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부가 통일백서를 통해 두 국가론을 주장하면서 일파만파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정동영 장관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과 달리 평화 공존을 전제한 두 국가론이라지만, 이는 통일부 장관이 할 말은 아니다.
대한민국헌법은 제4조에서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제66조 제3항은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사실상 통일을 포기하는 두 국가론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가? 헌법학계의 학설이나 대법원 및 헌법재판소의 판례에서도 헌법상의 통일원칙은 법적 규범력을 갖는 것으로 인정된다. 이를 위반하는 것은 위헌일 수밖에 없는데, 북한의 두 국가론에 호응하는 내용의 통일백서가 어떻게 가능한가. 통일부는 헌법상의 통일원칙을, 대통령의 통일에 대한 의무를 법적 규범력이 없는 선언적 규정으로 이해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통일을 포기하는 통일부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이제 국민은 통일부에 물을 수밖에 없다. 과연 헌법에 명시된 통일이라는 민족적 과제를 국민적 공감대의 확인조차 없이 통일부가 일방적으로 포기할 수 있는가? 도대체 통일백서의 두 국가론은 어떤 배경에서, 어떤 의도로 주장된 것인가? 이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없다면, 통일부의 존폐 문제까지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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