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생물가 관리 수단 강화…사재기 물품 '강제 유통'

정부가 물가 불안을 키우는 사재기 물품에 대해 강제 처분 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 휘발유·경유 유류세 인하도 2개월 연장한다. 교복비와 공동주택 관리비 공개를 확대하는 등 생활밀착형 비용 관리에도 나선다.
정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물가안정조치 실효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물가안정법 개정 추진이다. 현재 물가안정법에 명시된 정부 가능 조치는 최고가격제, 긴급수급조정조치, 매점매석금지 등이다.
다만 매점매석 행위가 적발돼도 판매를 강제할 수단이 부족했다. 앞으로는 긴급수급조정조치나 매점매석 위반 시 처분명령을 내리고, 불이행하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압수 물품도 긴급 공급이 필요하면 수사기관이 조기 매각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판매업체 자발적 판매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사재기된 물품을 신속히 유통하고 회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려는 것”이라며 “7~8월까지 법안을 마련해 정기국회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속 권한도 강화한다. 통관 단계에서 매점매석이 발생할 경우 관세청장이 직접 단속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고, 불법 물품을 이미 처분했더라도 가액을 추징할 수 있도록 '기소 전 추징보전' 제도를 적극 활용한다.
신고포상금 제도도 새로 만든다. 강 차관보는 “발본색원할 정도의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방향은 명확하다”며 “공익신고 관련 통합기금 활용 여부 등을 기획처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유지된다.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를 7월 31일까지 두 달 연장하기로 했다. 휘발유는 현행 15%(리터당 122원), 경유는 25%(145원) 인하율을 유지한다. 산업·물류 필수 연료인 경유 부담을 낮춰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생활물가 대책도 함께 나왔다. 국토부는 공동주택 관리비 비리를 막기 위해 회계감사 면제 규정을 폐지하고, 비리 연루 주택관리사는 자격정지 대신 자격취소까지 가능하도록 제재를 강화한다. 관리비 장부 미작성 시 형사처벌도 현행 징역 1년 이하에서 2년 이하로 상향한다.
실제 현장 조사에서는 관리비 미공개, 장부 미보관, 임의 수의계약 등 위반 사례가 적발돼 총 38건의 시정조치와 19건의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가 이뤄졌다.
교육부는 전국 중·고교 5687곳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교복 가격 투명성 강화에 나선다. 조사 결과 교복 착용 학교의 96.3%가 학교주관 구매제도에 참여했고, 시장은 4대 브랜드가 67.8%를 점유하는 과점 구조였다. 학교별 교복 유형, 낙찰가, 품목별 단가 등은 올해부터 공개 범위를 확대한다.
노진영 교육부 학생지원국장은 “학교 알리미 공시를 강화해 교복 유형과 업체, 품목별 단가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교복 가격 상한제와 품목별 기준가도 교육청과 협의해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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