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꽃동산으로 꾸민 엄마의 산소… 언제나 함께 할래요[그립습니다]

가정의 달 5월이 오면 유독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진다. 모두가 행복을 노래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이 찬란한 계절에, 나는 애절한 그리움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천국 백성이 되는 그 순간까지 오직 하나님만을 붙들고 사랑하셨던 나의 어머니, 우리 엄마가 떠오르는 시간이다.
엄마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우리 가족에게 꿈같은 일이었다. 평소 아픈 곳이라곤 없던 분이셨다. 가벼운 교통사고로 입원하셨을 때조차 옆자리 환자에게 복음을 전하며 씩씩하게 웃으시던 엄마였다.
그런 엄마가 온갖 기계에 둘러싸여 누워 계신 모습은 도무지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갑자기 혼자가 되신 아버지를 어떻게 모셔야 할지 몰라 온 가족이 울며 보냈던 그날들. 그렇게 엄마는 우리 곁을 떠나셨고 벌써 두 번째 기일을 보냈다.
우리 가족에게 5월은 본래 일 년 중 가장 분주하고 기쁜 달이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이어지고, 자식들 고생할까 봐 생일도 아빠보다 일주일 먼저였던 우리 엄마.
그런데 이제는 그 5월에 엄마의 기일이 더해졌다. 이제 5월의 분주함은 엄마를 향한 우리의 그리움과 함께 지나가게 되었다.
엄마의 삶은 참으로 치열했다. 몸도 마음도 지칠 수밖에 없던 고된 결혼 생활과 미신 가득한 시집살이를 버틸 수 있게 했던 것은 오직 하나님뿐이었다고 하셨다. 새벽 예배로 시작해 온종일 손에 물 마를 날 없던 고단한 일상이었지만, 엄마는 결코 무너지지 않으셨다. 자식들을 위해 그리고 남편을 위해 흘린 눈물의 기도는 아빠가 교회를 세우시고 장로님으로 일하게 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몸이 약하셨던 엄마는 틈만 나면 교회 맨바닥에 엎드리셨다. 기도할 게 너무 많다며 무릎 꿇는 엄마가 안쓰러워 아버지가 “몸 좀 챙기라”며 만류해도, 엄마는 늘 “하나님이 다 지켜 주신다”며 환하게 웃어넘기곤 하셨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엄마의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선교사로 헌신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영성훈련을 마친 외삼촌의 수료식에 참석하여 함께 기쁨을 나누고, 돌아오는 길엔 이웃과 나눌 귤을 한 아름 사 오셨던 분. 그 귤을 채 다 나누기도 전, 엄마는 주일 예배가 끝나고 식사하던 중 저혈당 쇼크로 쓰러진 교우를 돕다가 갑작스럽게 쓰러지셨다. 그리고 3일간 가족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주신 뒤 홀연히 하나님 곁으로 떠나셨다.
엄마의 묘비에는 담임목사님이 지어 주신 특별한 별명이 새겨져 있다. ‘3보(寶): 바보, 울보, 해보’. 바보처럼 아낌없이 베풀고, 남의 아픔에 늘 눈물을 흘리며, 그럼에도 언제나 환하게 웃으셨던 엄마.
엄마가 계실 땐 우리 집은 늘 동네 사랑방이었다. 음식 솜씨 좋던 엄마는 무엇 하나 쌓아 둘 새 없이 다 나눠 주고 베푸셨다. 지금도 친정집엔 누군가가 갖다 놓은 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엄마가 평생 뿌려 놓은 따뜻한 정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여전히 온기로 남아 있는 모양이다.
주변에서는 엄마가 하나님 주신 사명을 다해 사랑받으며 부름을 받았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엄마가 너무나 보고 싶다. 아빠 꿈속에서 엄마는 여전히 예배의 자리에 계셨고, 동생의 꿈속에서는 금빛 하늘 정원을 거닐며 평안히 웃고 계시단다.
엄마.. 오늘 밤엔 제발 그 환한 미소를 나에게도 꼭 보여 주세요. 너무 보고 싶어요. 그리운 우리 엄마, 부르기만 해도 눈물부터 나는 우리 엄마. 동생들과 자취하는 내게 “엄마 노릇 시켜서 미안하다”고 하셨던 엄마의 그 한마디가 오늘따라 더 사무쳐요.
엄마, 아빠가 엄마 산소를 예쁜 꽃동산으로 만들어 놓으셨어요. 이젠 힘들고 바쁜 일상 속이 아니라, 향기로운 꽃들 속에서 하나님과 편히 동행하세요. 아빠는 우리 5형제가 힘을 합쳐 잘 모시고, 하나님이 부르시면 엄마 옆으로 보내 드릴게요.
엄마…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
딸 박미영
△ 이메일 : phs2000@munhwa.com
△ 카카오톡 : 채팅창에서 ‘돋보기’ 클릭 후 ‘문화일보’를 검색. 이후 ‘채팅하기’를 눌러 사연 전송
△ QR코드 : 라이프면 QR코드를 찍으면 문화일보 카카오톡 창으로 자동 연결
△ 전화 : 02-3701-5261
▨ 사연 채택 시 사은품 드립니다.
채택된 사연에 대해서는 소정의 사은품(스타벅스 기프티콘)을 휴대전화로 전송해 드립니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李, 무신사 저격 “사람 탈 쓰고 이럴 수가”
- [단독]SK하이닉스 하청, ‘N% 교섭’ 소송 움직임… 노란봉투법 등에 업고 ‘기세등등 노조’
- [속보]삼성전자 노사협상 결렬…노조, 내일부터 총파업 “사측이 조정안 거부”
- 영월서 카누타다 ‘변사체’ 발견…지난해 말 실종된 20대 추정
- 삼전 주주단체 “파업땐 노조 전원에 손배”
- “부산서 1원도 써주지 말자” BTS팬들의 분노 이유
- “실적 없는데 성과급 왜 주나” - “우리 노력 왜 무시하나”… 노노갈등 심화
- [속보]코스피 2%대 급락, 7100선 붕괴…美시장금리 급등 영향
- [속보]李 “네타냐후 체포영장 발부, 판단해보자” 말한 까닭은
- [속보]삼성전자 노사, ‘벼랑 끝’ 협상 재개…노동장관 직접 중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