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구조개혁案 제시”...민간 싱크탱크 ‘식량과기후’ 출범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2026. 5. 2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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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식량과기후, 농업박물관서 창립포럼 개최
기후위기 속 지속가능한 농업과 식량안보 추구
농업계 셀럽 ‘Mr.쓴소리’ 남재작 박사가 주도
“농업은 모두의 문제...정확한 진단·대안 낼 것”
사단법인 식량과기후 창립기념 포럼 주요 참석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장, 이미경 (재)환경재단 대표, 남재작 (사)식량과기후 대표,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 윤성 엔벨롭스 대표, 진중현 세종대 교수, 서용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 박재우 클라스만데일만 지사장.
기후변화와 고령화로 대표되는 한국 농업 위기 속에서 미래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구조개혁 방안을 제안할 민간 싱크탱크가 출범했다. 사단법인 식량과기후(KIFC)는 20일 수원 국립농업박물관에서 기념포럼을 열고 출범을 공식화했다.

식량과기후는 농촌진흥청 출신으로 한국정밀농업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농업지식채널 유튜브 ‘짓다’를 운영하고 있는 남재작 박사가 대표를 맡았다. 남 박사는 한국 농업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해결을 위한 구조 전환 방안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민간 싱크탱크 설립을 주도했다. 식량과기후는 앞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실증 연구를 통해 한국 농업의 구조 전환과 기후위기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식량안보와 기후위기,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하나의 과제로 보고 연구와 정책 제안은 물론 공론의 장 운영,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사단법인 식량과기후 창립기념 포럼에서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창립을 기념한 이날 포럼은 ‘데이터가 보여주는 농업 위기, 함께 설계하는 전환의 길’을 주제로 열렸다. 남재작 식량과기후 대표는 이날 “농업의 문제는 농업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모두의 문제이며,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과제”라면서 “앞으로 식량과기후가 한국 농업의 미래를 위해 할 말을 하는 싱크탱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식량과기후는 정회원과 후원회원으로 구성되며, 기업회원으로는 소풍벤처스와 시드피아가 참여했다. 이날 포럼에는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장,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서용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 등 150여 명이 참여해 창립을 축하했다.

사단법인 식량과기후 창립기념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을 지낸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기후 위기와 농촌 인구 붕괴 극복을 위한 농정 방향 대전환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김 이사장은 농업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 농정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 예산 20조원에 조세지출 6조원을 더하면 한국 농업에 매년 26조원, 농가 호당 2000만 원이 넘는 재정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농가 호당 농업소득이 30여 년째 1000만원 수준에 머물러 있는 문제를 꼬집었다. 또한 60세 이상 고령 농업인이 농업인 소유 농지의 88%를 보유하고 있어 새로 농업에 뛰어들려는 사람의 진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문제도 짚었다.

김 이사장은 “농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재정만으로 풀기는 어렵다는 신호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었다”면서 “농정의 무게중심을 재정 투입에서 제도 개혁, 즉 시스템 혁신으로 옮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 농정의 8가지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면서 농지제도와 세제 개편, 지역중심 농정, 정책 대상 재정립 등 9가지 대전환 과제를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중요한 것은 대전환의 출발점이 농업·농촌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대화”라고 덧붙였다.

사단법인 식량과기후 창립기념 포럼에서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장이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을 대신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어 4건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진중현 세종대 교수는 ‘민간 쌀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주제로,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박사는 ‘사용자 유전 중심의 농지제도와 공동농업’에 대해 발표했다. 윤성 엔벨롭스 대표는 ‘영농형 태양광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나’에 대해, 남재작 식량과기후 대표는 ‘영농사업 중심의 농산업 생태계 조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 전략’을 주제로 다뤘다. 주제발표자들은 결론을 내기보다는 사회가 함께 토론할 문제를 던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식량과기후는 앞으로 세 가지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농업과 식량안보의 현실을 과학적 근거와 현장의 목소리로 정확히 알리고, 기후위기 시대에 지속가능한 농업과 식량체계를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또한 농업계와 시민사회, 전문가, 정책결정자가 함께 대화하는 공론의 플랫폼이 되겠다는 복안이다. 남 대표는 “오늘 포럼이 단순한 출범 행사가 아니라 한국 농업의 현실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우리 사회가 농업을 새롭게 바라볼 길을 함께 열어가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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