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없이 살아남을 수 없어…50년 뒤에도 건재한 PGA 투어 만들겠다”
NFL 거쳐 지난해 6월 부임해
‘골프 황제’ 우즈가 변화 이끄는
미래 경쟁위원회 새롭게 만들고
자생 위한 수익 구조도 다변화
韓, 전세계서 3번째로 큰 시장
CJ·제네시스는 중요한 파트너

2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맥키니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개막하는 더 CJ컵 바이런 넬슨을 앞두고 만난 롤렙 CEO는 “지난 1년간 선수들·골프계 관계자들을 여럿 만나 PGA 투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연구했다”며 “이 과정을 통해 PGA 투어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PGA 투어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리 조직으로 체질 변화
롤렙 CEO는 PGA 투어 합류 이전에 미국프로풋볼(NFL)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2003년부터 22년간 NFL에서 근무한 그는 중계권과 글로벌 사업 등을 총괄하는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였다.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 2021년 ESPN, CBS 등과 11년 총액 1100억달러 규모의 중계권 계약을 주도한 그는 아마존, 유튜브, 넷플릭스 등과 손을 잡고 NFL 디지털·스트리밍 시대를 연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NFL이 최근 발표한 해외 경기 확대 등 국제화를 이끈 주역으로도 알려졌다.
PGA 투어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롤렙 CEO는 조직의 체질부터 바꿨다.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영리 조직으로의 전환이다. 앞서 상업적인 목표를 갖고 있지만 비영리 단체로 분류된 PGA 투어는 최근 투자 유치와 신규 사업 확대 등을 통한 수익 구조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는 물론이고 50년 이후까지 대비하기 위한 미래 경쟁위원회(Future Competition Committee)도 만들었다. 2025년 8월 공식 출범한 미래 경쟁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은 타이거 우즈(미국)가 맡았다.
롤렙 CEO는 “골프 생태계가 달라지는 만큼 PGA 투어도 변화가 필요했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미래 경쟁위원회를 신설했다”며 “PGA 투어와 관련된 선수, 팬, 후원사 등 모두가 만족하는 최상의 모델을 완성하기 위한 변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미래 경쟁위원회는 PGA 투어의 미래를 위해 논의 중인 6가지를 공개했다. 전세계 최고의 프로골프투어인 PGA 투어가 시즌 구조를 개편하고 대회 필드 강화, 대형 개막 이벤트 신설, 미국 주요 대도시 시장 확대, 승강제 도입, 플레이오프 강화에 힘쓰려는 이유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롤렙 CEO는 “변화하지 않고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현재 잘 된다고 해서 가만히 있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위험이 찾아올 것”이라며 “PGA 투어처럼 성공한 글로벌 스포츠 리그가 많은 부분에서 개혁을 추진하는 건 이례적이지만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 변화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韓·亞 골프 영향력 확대 기대
골프를 즐기는 인구는 2019년부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롤렙 CEO는 “미국 내 골프 참여 인구는 올해 2019년보다 40% 늘었다. 그 중 절반이 35세 이하”라며 “PGA 투어는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 핵심 팬층이 늘어날 수 있는 매우 큰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롤렙 CEO는 한국과 아시아 골프 시장에도 주목했다. PGA 투어는 앞서 한국을 세계에서 세 번째 또는 네 번째로 큰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과 아시아에서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는 현상은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한국 여자 선수들이 세계 최고가 된 것처럼 남자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경주의 뒤를 이어 김시우와 임성재 등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김시우와 임성재는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 팀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PGA 투어에 진출해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CJ그룹과 제네시스가 각각 더 CJ컵 바이런 넬슨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을 개최하고 있다. 롤렙 CEO는 “CJ그룹과 제네시스는 오랜 기간 PGA 투어와 함께 해온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롤렙 CEO는 한국에서 PGA 투어 대회가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앞서 한국에서는 더 CJ컵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개최됐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는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대부분의 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지만 가을에는 해외 대회 개최를 검토하려고 한다”며 “미래 경쟁위원회에서 PGA 투어 발전 방안에 대해 다방면으로 확인하고 있다. 국제 대회 개최 논의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선수와 직접 소통하는 CEO
전세계 골프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롤렙 CEO가 PGA 투어를 이끄는 리더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겸손함과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다. 롤렙 CEO는 “내 자신에게 잘 하는 게 무엇인가,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어떤 것을 보완해야 하는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자주 한다”며 “PGA 투어에 합류한 뒤 한동안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우는 데 집중했다. 지금은 이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들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NFL에서 ESPN, CBS 등과의 대형 계약을 이끌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던 롤렙 CEO. 현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의 판단은 PGA 투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롤렙 CEO는 “PGA 투어는 다른 스포츠 리그와는 완전히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선수들은 단순히 경기에 나서는 것이 아닌 의사결정 과정에서 참여하는 주주”라며 “지금까지 78명의 선수들을 직접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PGA 투어는 선수들과 함께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CEO로서 임기를 마치고 PGA 투어를 떠날 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롤렙 CEO가 더 나은 조직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스포츠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중요한 건 반응이 아닌 선제적 대비”라며 “50년 뒤에도 건재한 PGA 투어를 만들기 위해 더 현대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이어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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