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고향' 리유일 감독 "힘든 경기...관중들의 축구 관심 높다 느껴"
리 "팬들 응원, 경기 집중해 의식하지 못해"

리유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감독이20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폭우 속에 펼쳐진 수원FC위민과의 경기에 대해 "(수원) 관중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리 감독이 이끄는 내고향은 이날 열린 수원FC와의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결승에 진출한 내고향은 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와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비가 많이 오고 상대 팀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는) 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이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며 "경기를 잘 운영해 준 것을 감독으로서 좋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고향은 전반 내내 수원FC에 끌려가며 주도권을 내줬다. 그러나 후반 들어 달라졌다. 후반 4분 만에 수원FC의 하루히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6분 만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후반 10분 리유정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을 최금옥이 헤더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22분엔 수원FC 수비진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을 김경영이 헤더 슛으로 역전골을 뽑아냈고, 수원FC의 막판 공세를 잘 막아내며 승리를 2-1 승리를 지켰다.
리 감독은 수원FC에 대해 "4강전에 올라온 팀은 누구나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강팀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원 역시 많은 선수가 풍부한 경기 경험과 뛰어난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은 경험이 조금 부족하고 나이도 어리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우리 팀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는 남북 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다. 북한 선수가 한국 땅을 밟고 스포츠 대회에 출전한 것은 2018년 12월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8년 만이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도 경기장은 5,700여 명의 관중들로 응원이 뜨거웠다. 수원FC의 팬들뿐만 아니라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 200여 개 단체로 꾸려진 '2026 AFC-AWCL 여자 축구 공동응원단'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리 감독은 팬들의 응원에 대해 "경기에 집중하느라 의식하지 못했다"면서도 "관중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내고향의 역전골 주인공 김경영도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는 힘든 경기였다"면서도 "하지만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하나가 돼 열심히 달렸기 때문에 오늘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선수단은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이동했다. 경기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서둘러 버스로 이동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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