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일단 멈췄다...90분 남기고 성과급 잠정 합의
노조 조합원 총투표로 최종 결정 예정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0일 성과급에 대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파업은 유보됐다. 노조는 향후 닷새 간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해 이번 안을 최종 수용할지 결정하게 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후 경기 수원의 고용노동부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의 조정으로 마지막 담판을 벌여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애초 21일 예정됐던 총파업은 다음달 7일까지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유보됐다.
노조 측 교섭위원인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합의안에 서명한 이후 "내부 갈등으로 심려끼쳐 국민께 송구하다"며 "잠정 합의의 투표와 조합원 소통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사측 교섭위원인 여명구 삼성전자 반도체부문(DS) 피플팀장 부사장은 "이번 잠정 합의가 상생 노사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잠정합의안에는 △기존 성과인센티브(OPI)와는 별도로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고 △특별성과급 재원은 사업 성과의 10.5%로하며 지급률 상한은 두지 않고 △성과급 재원의 40%는 DS 부문 전체가 나눠갖고 60%는 사업부별로 배분하기로 했다. 여 부사장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최상의 방안을 대화를 통해 찾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의 이날 협상 분위기는 시시각각 급변했다. 노사 대표교섭위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의 중앙노동위원회에 모여 2차 사후조정회의를 속개했으나 끝내 결렬됐다. 중노위의 조정안을 노측은 받아들였으나 사측이 "수락 여부를 유보한다"며 서명하지 않았다.
단독 조정을 맡은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여러 쟁점에 대해 노사 간 의견이) 상당히 접근했는데 큰 쟁점 하나, 작은 쟁점 한두 가지를 두고 의견 접근을 못 해 조정 성립을 못 했다"고 말했다. '큰 쟁점'은 반도체 부문의 적자 사업부에 성과급을 얼마나 분배할지 여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노사는 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밀며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노조 측 교섭위원인 최 위원장은 2차 사후조정 결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조가) 양보를 최대한 많이 했음에도 (사측이 의사결정을 지연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울먹였다. 반면 사측은 입장문을 내고 "노조가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사가 사후조정 절차에도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노조의 주장에 대해 비판적인 지적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일부 노동조합들이 자신들의 이익 관철을 위해서 노력하는 건 좋은데, 그것도 적정한 선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영업이익에 대해서 이익을 배분받는 건 투자자와 주주가 하는 것"이라며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 그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도 세금 떼고 당기순이익에서 배당을 받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어쨌든 저로서는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삼성전자 노조 요구를 '선을 넘는 것'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결국 이 모든 조정의 최종 책임은 정부에 있는 것"이라며 "선을 넘을 때에 대해서는 사회 전체와 공동체를 위해, 모두를 위해서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게 정부의 큰 역할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쟁의행위를 강제 중지시키는 노조법상 긴급조정권 발동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파업으로 치닫던 상황은 김 장관이 중재자로 나서면서 다시 대화의 물꼬를 텄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삼성전자 노사 간 자율교섭을 조정했고, 저녁 늦게는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권창준 차관도 조율 과정에 투입됐다. 노사는 오후 10시30분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남은 절차는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들의 총투표다. 삼성전자 노조 규약에 따르면 총투표는 전체 조합원의 과반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50%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조합원 투표에서 협상안이 최종 승인을 얻으면 파업은 진행되지 않는다. 반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 총파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세종=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전 잠정합의, 공은 조합원에게 넘어갔다… 부결 땐 정부가 칼자루-사회ㅣ한국일보
- "술 먹고 옆자리 시민 패고, 출동한 경찰 패고"...국힘, 정권 심판론 대신 '여당 후보 때리기'에 총
- '탱크 텀블러' 든 전두환이 모델?… 스타벅스, '극우의 상징' 되나
- "둘 다 똑같여" 민주당 텃밭 전북에서 민심 왜 갈라졌나…김관영 VS 이원택 초접전 [르포]-정치ㅣ
- 팔 묶고 무릎 꿇리고… 이스라엘 극우장관, '가자 구호선단' 학대 논란-국제ㅣ한국일보
- "쥴리의 '쥴' 자도 안 써… 사람들이 제니라 해" 김건희, 의혹 전면 부인-사회ㅣ한국일보
- 스벅, '극우 커피'로 찍히고 정용진은 고발… '탱크데이' 일파만파-사회ㅣ한국일보
- 이 대통령, '박종철 열사 조롱' 무신사 광고 직격… "돈이 마귀라지만"-정치ㅣ한국일보
- 故 최진실 딸 최준희, 유재석 축의금 공개… 초대 없이 조용히 전달
- 손훈모 순천시장 후보, 성범죄 가해자 변호 논란... 유족 "재판 직후 딸 목숨 끊어"-지역ㅣ한국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