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조현 “남은 25척 통항도 협의 중…‘나무호 피격’ 대이란 협상 수단 아냐”

한기호 2026. 5. 2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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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에 닻을 내리고 멈춰 있는 선박들. [AP=연합뉴스]


그간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던 한국 선박 26척 중 한 척이 해협을 빠져나왔다. 이를 계기로 해협에 남아있는 다른 선박들도 대양으로 나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외무부는 20일 “우리 유조선 1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항행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혀, 선박이 전쟁 영향권을 벗어나 안전 지대로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앞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우리 유조선이 이란 측과 협의로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유조선은 이란 전쟁 발발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이후 해협을 빠져나온 첫 한국 선박이 됐다. 해협에 남아있는 25척 중에는 지난 4일 비행체 공격으로 파손돼 수리 중인 HMM 나무호도 포함됐다.

정부는 지금까지 ‘한국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해협 통항’을 기조로 삼아온 만큼 앞으로도 자유 통항을 위한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모든 배의 자유롭고 조속한 통과를 (이란 측과) 얘기하고 있다”며 “이를 전제로 가능한 범위에서 집중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협을 통과한 배는 한국과 이란 양측의 협의로 선택됐다고 한다. 해당 배에는 총 20명 이상이 탑승해 있고, 한국인 선원은 약 10명이라고 외교부가 밝혔다.

한국 당국 입장에선 나무호 피격 사건을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 25척의 조기 탈출을 위한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이 사실상 공격 주체로 강하게 추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이란을 향한 외교적 압박 수위를 높여, 나머지 한국 선박의 자유 통항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나무호 피격과 한국 선박 탈출을 같은 테이블에 올려두고 이란 측과 협의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기류다. 국제 수로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해 자국 선박을 향한 공격을 공개적인 협상 카드로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로 읽힌다. 또한 여전히 이란발 무기들의 영향권에 있는 한국 선박들의 안전을 위해선 이란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는 점 또한 고려 대상인 것으로 관측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해 ‘그렇지 않다’는 취지로 “저희는 처음부터 모든 선박이 자유로운 통행을 해야 한다, 이런 것은 협상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나무호 사건에 따른 이란 측의 일종의 ‘양보’라기보다는 외교장관 특사 파견, 장관 간 4차례 통화 등 그간의 양국 관계 관리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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