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AI 반도체 4천억 승부수…구미·포항 ‘K-반도체 벨트’ 뜬다

이상만 기자 2026. 5. 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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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제조·검증 잇는 원스톱 반도체 생태계 구축
SiC·GaN·HBM까지 정조준…첨단 인재 육성 본격화
▲ 경북도청 전경

경북도가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AI·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단순 제조 중심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설계와 검증, 실증까지 가능한 '원스톱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 국가 반도체 자립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도는 20일 '경북형 AI·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핵심으로 하는 혁신성장 로드맵을 발표하고,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고도화와 첨단 인재 양성에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구미의 전자·소재부품 제조 기반과 포항의 나노·전력반도체 연구 인프라, 지역 대학의 공학 인재를 연계해 AI 시대 첨단 반도체 공급망 중심지로 성장하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온디바이스 AI용 시스템반도체 중요성이 급부상하자, 경북도는 범용 제조산업 중심 구조를 넘어 AI 특화 반도체 산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섰다.

경북도는 이를 위해 신규 사업을 포함한 12대 핵심 과제를 본격 추진한다.

우선 구미국가산업단지에는 오는 2030년까지 약 400억 원을 투입해 '반도체 장비 챔버용 소재·부품 제조 및 검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기업이 개발한 반도체 부품을 실제 공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해 대기업 납품과 상용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우주항공과 방산 분야 핵심 기술인 초정밀 전자유리 부품소재 개발에도 143억 원이 투입된다. 경북도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과 협력해 적외선 초격자 센서 등 국방 전략 반도체 기술 자립화도 추진한다.

또 포항나노융합기술원(NINT)을 중심으로 8인치 탄화규소(SiC) 웨이퍼 기반 차세대 전력반도체와 고신뢰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반도체 플랫폼 구축 사업도 추진된다. 이는 전기차와 미래 모빌리티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사업으로 평가된다.

핵심 사업은 구미에 조성되는 총 4천190억 원 규모의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 Complex'다. 경북도는 2천269억 원을 투입해 소재·부품 제조 및 실증 인프라를 구축하고, SK실트론, LG이노텍 등과 연계해 SiC·GaN 웨이퍼와 FC-BGA 첨단 패키지 기판 소재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471억 원 규모의 '반도체 소재부품 고도화 지원센터'와 1천억 원 규모의 핵심기술 연구개발(R&D) 사업도 추진한다. 경북도는 매년 10~20개 도전형 과제를 선정해 향후 5년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 생태계 지속성을 위한 인재 육성에도 힘을 싣는다. 반도체 특성화 대학·대학원 지원 확대와 함께, 대기업 퇴직 전문가를 지역 중소기업과 연결하는 200억 원 규모 '퇴직자 기술 컨설팅 사업'도 새롭게 추진한다. 현장 경험을 지역 산업에 이식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수도권 중심 반도체 산업 구조 속에서 경북이 소재·부품과 전력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구미와 포항을 연결하는 산업벨트 구축이 현실화될 경우 지역 제조업 전반의 체질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반도체는 단순 부품 산업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라며 "경북 제조업의 저력에 AI 기술을 결합해 세계 시장이 주목하는 K-반도체 벨트 중심축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