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정원' 통일교 연관 의혹…수상한 긴급 입찰
민주당, 긴급 입찰 두고 특혜 의혹 제기해
긴급 입찰 사유 불분명…평가 자료 비공개
서울시 "시급한 사유 있어…종합 평가해"
서영교 "감사의정원 아닌 감사받을 정원"
오세훈 "시공사 어느 회사인지 관심없어"

민주주의 상징인 광화문 광장에 설치돼 논란이 일고 있는 일명 '받들어 총' 석재 조형물의 제작·설치 작업을 통일교 계열사가 추진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특정 종교와 무관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입찰을 했다는 입장이지만,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받는 통일교의 대표적인 계열사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에 참여한 부분은 의문을 남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19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제3차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일신석재'라는 업체가 낙찰받아 감사의 정원 돌기둥을 만들었다고 한다"며 "일신석재 설립자는 문선명과 한학자"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원래 (일신석재를 포함해) 두 개 업체가 (입찰에) 도전했는데 나머지 업체는 29억 원에 낙찰가를 넣었다. 그런데 (더 비싼) 39억 원을 제시한 일신석재가 낙찰됐다"면서 "오 후보와 일신석재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이냐"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일신석재는 통일교 계열사 중 드문 코스피 상장사로 부동산·건설, 특히 통일교 성지 개발과도 연관이 깊다. 이 회사는 통일교 본진인 경기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문선명·한학자 박물관(천원궁)을 설립하는 사업에서 650억 원의 석재공사 수주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거문도 해양천정궁, HJ천주천보수련원, 청심평화월드센터 등 통일교 주요 성지 시공에 관여했다. 또 일신석재 홈페이지에는 수원고검·지검청사, 연세대 제1공학관, 고려대 미래관 등이 회사의 주요 건설 성과로 홍보되고 있다.
시급성 부족한데…'긴급' 입찰 공고 논란
긴급입찰 사유 불분명…평가자료 비공개
민주당 "특혜의혹" vs 서울시 "공정입찰"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올라온 개찰결과에 따르면, 통일교 계열사인 일신석재는 지난 2025년 7월 17일 서울시가 긴급 입찰 공고를 낸 '광화문광장 상징조형물 제작구매설치' 사업에 39억 6000만 원을 써서 내 최종 낙찰을 받았다. 서 의원이 언급한대로 해당 사업에는 일신석재를 포함한 총 2개 석재 회사가 전자 입찰에 참여했지만, 경쟁업체인 ㄷ사는 일신석재보다 낮은 29억 9070만 원을 제안했음에도 입찰에서 떨어졌다.

지방계약법 시행령에 따르면 긴급 입찰은 ▲긴급한 행사 또는 긴급한 재해 예방·복구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정책상 예산의 조기집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국가사업 또는 지자체의 다른 사업과 연계되어 사업의 일정조정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등에 한해 가능하다. '받들어 총' 조형물 설치가 지방계약법에서 규정한 긴급 입찰 범위를 벗어났다는 게 서 의원과 임 의원의 주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지방계약법에 따라 긴급 입찰을 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언론 민들레와 통화에서 "6·26 참전국의 석재 기증을 받아서 국내에 반입해서 제작도 해야하는 일정들이 상당히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돼서 긴급 입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행령에 규정한 '국가사업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다른 사업과 연계되어 사업의 일정조정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라는 설명이다.

다만 과업지시서상 해당 사업의 수행 기간은 2026년 12월 31일까지였으며, 준공일인 5월 12일까지 22개국 중 단 7개국만 석재를 기증했다. 입찰 당시 석재를 기증하기로 의사를 밝힌 8개국보다 오히려 1개국이 줄어든 셈이다. 과업 수행 기간이 아직 한참 남았음에도 사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서둘러 준공식을 연 점을 감안하면, 당초 긴급 입찰 공고를 낸 이유가 타당했는지 의문이 든다. 오 시장의 임기 안에 마무리하기 위해 서두른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당연히 현직 시장 임기 내 사업 마무리가 긴급 입찰 사유가 되기도 어렵다. 서울시는 올해 연말까지 5개국에서 부족한 석재를 기증받을 예정이라고 했지만, 추가로 받더라도 당초 계획인 22개에 한참 부족하다.
서울시는 민주당이 더 싼 가격을 제시한 경쟁업체가 입찰에서 떨어졌다고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서도 해당 사업의 계약 방식이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인 만큼 무조건 가장 싼 업체를 고르는 방식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방계약법에 따르면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은 단순 물품 구매나 용역과 달리 전문성·기술성·창의성·예술성·안전성 등을 고려해야 할 때, 지자체가 제안서를 제출받아 평가 후 협상한다. 서울시도 이에 따라 제안서를 받아 가격과 실적, 기술인력, 안전관리, 사업 이해도, 실제 수행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가장 적합한 업체를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의 설명은 일면 타당해 보인다. 다만 평가 방침이나 업체별 세부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부분은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임 의원은 "(서울시에) 외부평가에 대한 자료를 달라고 했더니 인쇄한 자료를 가져와서 보여주고는 다시 가져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서도 서울시 관계자는 "상임위원회 위원이셨는데, (당연히) 자료 요청을 해서 드렸다"고 반박했지만, 임 의원은 "내가 자료가 없는데 무슨 말이냐"며 "떳떳하면 내놓으면 되는 것"이라고 따졌다. 일신석재 평가와 관련해 서울시가 외부에 공개한 자료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서영교 "감사의 정원 아닌 감사 받을 정원"
오세훈 "시공사 어느 회사인지 관심 없어"

오세훈 서울시장(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은 이날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서 열린 장애인단체 정책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감사의 정원 시공사가 통일교 계열사라는 의혹과 관련, "감사의 정원 시공사가 어느 회사인지는 저는 별 관심이 없다"며 "입찰에서 선정됐고, 제가 듣기로는 그 업체가 우리나라에서 그 방면에 시공 실적이 가장 경험이 풍부한 업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감사의 정원 준공식 참석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상식 밖의 정치적 주장이고 반박할 가치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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