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브레이크 없는 폭로 질주 속 과연 진짜 ‘진상’은 누구?


[뉴스엔 황지민 기자]
"계약금 줬으니 정산금 지불한 거다?"… 법원도 배척한 기적의 계산법정산금 지연에 외주비·월세까지 전방위 체불… 내부 실무진마저 등 돌렸다MC몽의 날 선 저격이 부메랑으로, 진짜 '진상' 프레임 역설
"인당 15억을 받았으면 적어도 80억은 토해놓고 나와야 한다. 근데 얘네는 그것도 토해내기 싫다는 거 아니냐. 뭔 진상이냐."
지난 5월 18일 밤, 가수 MC몽이 틱톡 라이브 방송에서 소속사 원헌드레드레이블(이하 원헌드레드)과 정산 분쟁 중인 더보이즈를 향해 쏟아낸 말이다. 거침없는 저격 뒤 대중 이목이 쏠린 가운데, 한 가지 의문이 고개를 든다. 과연 이 진흙탕 싸움에서 진짜 '진상'은 누구인가.
■ 연쇄 이탈과 사법 리스크… 흔들리는 원헌드레드
원헌드레드는 2023년 12월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MC몽이 공동 설립한 기획사다. 빅플래닛메이드엔터, INB100 등을 산하에 두고 지난해 12월 대형 중견 그룹 더보이즈를 영입하며 업계 거물로 자신 있게 출발했다. 하지만 내홍은 빠르게 찾아왔다. MC몽은 경영 방식 차이로 작년 5월 경영에서 배제됐다. 공동 설립자 조기 이탈은 내부 불안의 심각한 신호탄이 됐다.
특히, 올해 초부터 산하 아티스트 연쇄 이탈이 본격화 됐다. 지난 2월 더보이즈 9인이 정산금 미지급과 매니지먼트 의무 위반을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을 시작으로 이무진, 비비지, 이승기, 첸백시(첸·백현·시우민)가 차례로 계약 해지 및 내용증명 발송에 나섰다. 샤이니 태민은 이미 다른 기획사로 이적을 완료한 상태다.
현재 차가원 대표는 더보이즈 측으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별도 사기 혐의 피소도 이어지고 있다. 소속사는 국내외 투자사와의 M&A 협의 등을 이유로 회사 건재함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 아티스트들이 전방위로 이탈하는 상황에서 업계 시선은 냉담하다.
■ "선급금 반환" vs "55억 체불"… MC몽 라이브로 불붙은 공방
계약 해지 통보 이후 양측은 폭로와 반박을 오가며 날카롭게 대립했다.
더보이즈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율촌은 "소속사가 2025년 7월 이후 모든 활동에 대한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소송 과정에서 가처분 재판부에 약속한 지급 기일조차 단 한 번도 이행하지 않았고 투명성 검증을 위한 자료 열람 요청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연습실 월세 미납으로 공간 이용이 불가했고 소속사가 스타일리스트와 앨범 제작사 등 외부업체들에게 55억여원의 용역대금도 정산하지 않았다고 폭로해 충격을 안겼다. 이들은 지난달 24~26일 열린 콘서트 역시 멤버들 사비와 관련 업체 선납금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알리기도 했다.
반면 원헌드레드 측은 멤버 전원에게 총액 165억 원(인당 15억 원)의 파격적인 전속계약금을 이미 지급했음을 강조했다. 정산금 미지급은 금융 절차상 일시적 지연일 뿐 고의가 아니라고 반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꺼내든 카드가 바로 '선급금 반환론'이다.
계약금은 향후 발생할 수익의 선지급분이므로 계약 해지 시 남은 기간에 비례해 반환해야 하며, 미지급 정산금보다 이미 준 계약금이 더 크니 사실상 정산을 받지 못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분쟁이 이어지는 와중에, 공동 설립자였던 MC몽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18일 저녁 라이브 방송을 켠 그는 더보이즈 영입 당시 타사 제시액 3배인 165억 원을 지급했고 첫 앨범 제작비만 70억 원이 들었다며 회사 투자 규모를 앞세웠다.
그러면서 던진 말이 바로 "진상" 발언이었다. 더보이즈가 소속사로부터 거액의 계약금과 앨범 투자금을 받았기 때문에, 계약 해지 행보는 옳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결국 소속사가 소송 과정에서 되풀이해온 법적 논리를 대중 앞에서 거칠고 감정적인 언어로 대변한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제작비와 관련한 발언 또한 팬들 사이에서 싸늘한 반응을 불러왔다. 이들은 “70억 원이나 투자해서 나온 앨범이 그 퀄리티인 건 말이 안 된다", "누가 회사 돈 횡령한 거 아니냐”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 법원 "계약금은 선급금 아냐"… 배척당한 소속사의 논리
기획사 측이 내세운 프레임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 과연 계약금이 선급금인가.
더보이즈가 요구하는 것은 영입 당시 전속계약금이 아니라, 활동을 통해 직접 벌어들인 수익 중 계약서에 명시된 자신들의 정당한 몫, 즉 '정산금'이다. 계약금과 정산금은 발생 원인과 지급 근거가 다른 엄연한 별개 개념이다. 계약금은 아티스트 가치와 시장성을 인정해 영입하기 위해 지급하는 일종의 '입단금'이며, 이는 소속사가 스스로 판단해 지출한 영입 비용이다. 반면 정산금은 활동 수익을 분배하는 아티스트 권리이자 기획사의 당연한 의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 역시 지난달 더보이즈 9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소속사 "계약금=선급금" 논리를 명시적으로 배척했다. 재판부는 전속계약상 계약금 지급과 정산금 분배는 별개 조항이며, 이미 지급된 계약금으로 아티스트에게 새로 지급해야 할 정산금을 갈음할 수 있다는 약정이 존재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더보이즈 측 법률대리인은 '소속사가 스스로 내린 판단과 결정을 이제 와서 번복·부인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결국 법원은 소속사가 정산 및 자료 제공 의무를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매니지먼트 지원 및 아티스트 보호라는 핵심 의무를 다하지 않아 신뢰 관계가 파탄 났다고 결론지었다. 원헌드레드는 외주 업체 노머스와의 가처분 소송에서도 패하며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 내부 실무진 폭로와 남은 본안 소송… 진짜 '진상' 결론
MC몽이 진행한 라이브 방송은 내부 폭로라는 뜻밖의 역풍까지 불렀다. 그가 사태 책임을 퇴사한 직원들에게까지 묻자, 원헌드레드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실무자들이 SNS를 통해 반박에 나선 것이다. 직원들은 "업체 정산이 1년 내내 밀려 실무자들만 사이에 끼어 시달리다 인적 네트워크가 망가졌는데 누가 붙어있겠냐", "월급 제대로 주고 아티스트 케어만 잘해줬으면 왜 나가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 증언은 더보이즈 측이 주장한 '외부 업체 미지급금 55억 원' 및 '연습실 월세 체불' 정황과 정확히 맞물린다. "앨범 제작비 70억 원" 발언 역시 그 막대한 자금이 어디로 흘렀냐는 팬들 의구심을 낳으며 대표 횡령 의혹으로 시선을 쏠리게 만들었다.
한 지붕 아래에서 태민, 더보이즈, 이무진, 비비지, 이승기, 첸백시가 연이어 이탈한 공통 사유가 모두 '정산금 미지급'이라는 점은 특정 아티스트와 갈등이 아닌 소속사 시스템 자체 결함을 시사한다. 업계 평균을 웃도는 무리한 계약금으로 덩치를 불렸으나, 정작 대금 지급 능력을 상실한 자금난 방증이기도 하다.
가처분 인용으로 더보이즈는 독자 활동 길을 열었고, 사비를 털어 케이스포돔 콘서트를 소화하며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비록 원헌드레드 측이 본안 소송을 예고하며 "K팝 산업 전반에 미칠 부정적 선례"를 우려하고 있으나 업계 반응은 냉랭하다.
MC몽은 더보이즈를 회사에 편입시킨 장본인이자, 한 때는 원헌드레드 공동 대표였다. 현재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된 상태라고 해도, 해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완전히 피할 순 없다는 의미이다. 때문에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진상'을 논한 것은, 적어도 이 논쟁에서 설득력 있는 선택은 아니지 않았을까.
뉴스엔 황지민 saeha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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