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부터 쿠팡•스타벅스까지… 기업들 덮친 ‘설화 리스크’
SNS 여론은 격화되지만 실제 소비는 엇갈린 흐름
기업들 “작은 문구 하나도 리스크”…마케팅 검수 강화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 스타벅스 코리아 논란이 확산되면서 유통·외식업계 전반에 ‘설화 리스크’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정치·사회적 이슈와 연결된 발언이나 마케팅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불매운동으로 번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 기간 진행한 텀블러 프로모션에서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촉발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역사적 사건을 연상시키는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스타벅스 앱 탈퇴 인증과 굿즈 폐기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논란은 곧 정용진 회장의 과거 ‘멸공’ 발언 논란까지 다시 소환하며 온라인 공방으로 번졌다.
당시에도 신세계 계열사와 스타벅스를 둘러싼 불매운동이 확산됐지만, 시간이 지나며 실제 소비는 빠르게 회복됐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불매를 선언했던 소비자들도 결국 다시 스타벅스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이어졌다.
이와 함께 쿠팡 쿠팡 사례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말 발생한 고객정보 유출 사고 이후 대규모 회원 탈퇴와 불매 논란에 직면했다. 연말 쇼핑 성수기와 설 연휴를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마케팅 활동에도 상당한 부담이 발생했다는 평가다.
특히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대응 논란은 여론 악화를 더욱 키웠다. 당시 국회에 출석한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의 답변 태도를 두고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정일영 의원은 “질의 과정에서 로저스 대표가 흥분해 책상을 쳤다”며 “매우 부적절한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정혜경 의원 역시 “사과해야 할 기업이 오히려 국회에서 큰소리를 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김영배 의원도 로저스 대표가 “Enough(그만합시다)”라고 발언한 점을 문제 삼았다.
논란이 커지자 로저스 임시 대표는 “한국 국회와 정부에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며 “답변이 완벽히 통역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 소비 지표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쿠팡페이 미상환 충전금은 2025년 9월 말 1236억원까지 증가했지만, 사고 직후인 같은 해 12월 말에는 1123억원으로 113억원 감소했다. 올해 3월 말에는 1148억원으로 일부 회복됐지만 사고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논란이 소비자 행동 변화로 이어진 대표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한다.
더본코리아 역시 설화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백종원 대표는 지역 축제 및 자영업 컨설팅 과정에서 제기된 위생·품질 논란에 이어 원산지 허위 표시와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하며 구설에 올랐다.
논란이 이어지자 백 대표는 방송 활동 중단과 경영 집중 방침을 밝혔지만, 이후 관련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유튜브 활동 복귀를 선언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최근 기업 리스크가 단순 제품 품질이나 서비스 문제가 아니라 ‘메시지 자체’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SNS 환경에서는 짧은 문구나 이벤트 이름 하나도 정치·이념적 의미로 해석되며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격 경쟁력과 품질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브랜드가 어떤 태도와 메시지를 보여주는지가 소비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기업들도 마케팅 문구와 콘텐츠를 이전보다 훨씬 민감하게 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온라인 여론과 실제 소비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SNS에서는 강경한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이용자 수와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기업들은 단순히 제품만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라며 “사회적 분위기와 여론 흐름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초민감 시대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a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