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약 10여 곳 의약품 ‘무더기 회수’… 유통업계 “업무 과부하”
아주·영진·휴온스 등 중소 제약사 집중… 유통업체, 수거 인력 부족에 허덕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5월 가정의 달, 유통현장은 축제가 아닌 '반품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난 5월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 동안 국내 중소 제약사 10여 곳에서 생산한 의약품들이 줄지어 회수 조치되면서, 이를 실질적으로 수거해야 하는 의약품 유통업체들의 고충이 임계점에 다다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보름간 회수 공고가 올라온 제품은 처방 빈도가 매우 높은 '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에 집중됐다.
회수 리스트에는 아주약품(아마돌정), 맥널티제약(울트라맥정, 울트라맥세미정), 휴온스(휴트라돌정), 영진약품(영트라셋정), 마더스제약(트라플엠정), 구주제약(트라마펜정), 비씨월드제약(울셋정, 울셋세미정), 에이치엘비제약(마이티셋정), 한국파마(하이세펜정) 등이 포함됐다. 특정 성분 제제의 품질 이슈가 불거지며 중소 제약사들이 위탁 생산하거나 자체 생산한 품목들이 한꺼번에 회수 시장에 쏟아진 것이다.
의약품 유통업체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일회성 회수가 아니라 '보름간 지속된 연쇄 작용'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매일같이 새로운 회수 공문이 접수되다 보니, 물류팀은 물론 영업사원들까지 약국과 병원을 돌며 제품을 수거하는 데 동원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5월 초부터 특정 성분 복합제가 계속 회수 리스트에 오르면서 배송 차량이 나갈 때마다 수거 물량이 가득 차서 돌아온다"며 "일부 제품은 제조번호별로 선별 수거해야 해 현장에서 약사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등 행정적 손실이 막대하다"고 토로했다.
비용 부담은 유통사 몫… "정산 체계 개선 절실" 품질 관리 강화에 따른 유통망 보호 대책 필요
더 큰 문제는 비용이다. 회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류비, 인건비, 물류비용은 대부분 유통업체가 선부담하고 있다. 제약사마다 반품 정산 기준이 다르고, 정산 완료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는 경우도 많아 유통업체의 자금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잦은 회수는 약국 및 의료기관과의 신뢰 관계에도 균열을 낸다. 유통업체 영업사원은 "우리가 만든 약도 아닌데, 공급 중단과 회수 소식을 전할 때마다 거래처의 불만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하는 입장이 매우 곤혹스럽다"고 전했다.
의약품유통업계는 식약처의 품질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향후에도 이와 같은 무더기 회수 사태가 재발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따라 유통업계 내에서는 제약사의 품질 관리 부주의로 발생한 회수 비용을 유통업체에 전가하지 않도록 '물류비 보전'이나 '표준화된 반품 프로세스'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잇따른 제약사의 의약품 회수 발생으로 사회적 비용을 의약품유통업계가 독박 쓰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